자연의 신비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금강자연휴양림은 전국 어디에서나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충남 공주에서 대전 방향으로 승용차로는 5분 남짓 달리는 거리에 있다. 그런가 하면 대전에서는 공주 방향으로 한 시간이 채 안되는 가까운 거리이다. 서울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반, 부산에서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3시간 이내, 내가 사는 안면도에서도 2시간 반 거리이다.
나는 봄 가을로, 이곳 금강휴양림을 해마다 두 세 차례 찾아 가족 모임을 즐긴다. 이번 가을에도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다. 아들 딸들이 서울과 부산에서 사는지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안면도 끝자락 '바람아래' 해수욕장까지 찾아오려면 여간 멀지 않다. 그래서 나는 여러 해 전부터 우리 가족의 만남의 장소를 금강자연휴양림으로 정하여 서울과 부산에 사는 아들 딸 가족과 봄 가을로 일박을 하면서 가족간의 유대를 다지고 있다.
직장에 매인 아들 딸 가족이 각자의 형편에 따라 정한 날짜에 금강자연휴양림에 모이고, 우리 부부는 아들 딸 가족에게 나누어 줄 농수산물을 승용차에 가득 싣고 앞서 도착한다. 한참 만에 만나는 어린 손자들이 귀엽고, 아이들은 오랜만에 서로 만나 각종 놀이 기구에 매달려 놀기에 정신이 팔린다.
온 가족이 '숲속의 집(통나무)'에서 숙식을 같이 하고, 아침에는 숲속의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여러 등산로를 따라 산책을 한다. 또 손자들과 함께 박물관과 동·식물원을 돌며 견학과 체험 학습도 한다.
금강자연휴양림은 금강을 끼고, 계룡산 자락에 아기자기한 골짜기 숲속에 자리 잡고 있어 숲속의 궁전이랄 만큼 여러 가지 시설이 잘 꾸며져 있다. 또, 등산로와 산책로가 미로처럼 온 산으로 뚫려 있어 숲속을 누비는 재미에 복잡한 세상사를 쉽게 잊어버린다. 통나무집에서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어 먹고, 손자들의 재롱을 즐기다 보면 하루 밤낮이 어느새 훌쩍 지난다.
봄에는 녹음이 짙어 숲의 향기가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 주고, 가을에는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불타올라 자연의 신비에 절로 탄사가 나온다. 팔각정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금강 줄기도 시원하고, 아스라이 떠도는 산골짜기의 물안개가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봄철에는 숲에서 온갖 나물을 채취해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 이번 가을에는 여러 가지 버섯을 많이 채취해 각자 집으로 싸 오기까지 했다.
금강자연휴양림의 정확한 주소는 공주시 반포면 도남리로 32번 국도 금강변 산림이다. 연면적 200ha의 넓은 숲속에는 충남산림환경연구소, 산림박물관, 조·수류사육장(동물원), 식물원, 수목원, 야생화원, 체육시설, 야영장, 놀이공원, 폭포, 분수, 수영장, 인공섬, 팔각정, 그리고 500여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이 두 곳이나 있다. 숲속에는 8동의 숲속의 집이 있어 일반인이 숙식을 할 수 있다. 한 번 찾은 사람은 다시 가고픈 숲속의 자연 궁전이다.
부대 시설인 산림박물관에는 각종 표본과 박제품 등 산림에 관한 다양한 전시물이 전시되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또 우리에게 산림이 주는 여러 혜택과 산림환경 보전과 숲의 생태 이해는 물론 숲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가야 함을 체득케 한다.
우리 가족은 모이는 날짜만 같을 뿐 헤어지는 시간은 각자의 사정대로라서 아들과 딸 가족이 서울과 부산으로 떠나가면 우리 노부부만 남는다. 공주는 내가 고등학교를 다닌 곳이고, 젊은 시절 한때 직장 생활을 한 곳이어서 제2의 고향인 셈이다. 그곳엔 친구도 많이 있고, 추억 어린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아들 딸 가족이 떠나고 나면 우리 부부는 갑사나 마곡사 등 산사를 찾거나 무령왕릉, 박물관 등을 찾아 돌며 가족을 떠나보낸 허전한 마음을 달랜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백설이 산천을 하얗게 덮은 충남 공주의 금강자연휴양림의 모습은 어떨까? 이 해가 가기 전에 아이들을 부추겨 그 곳에서 또 한 차례 가족모임을 하고픈 충동이 인다. 전국 어디서나 그리 멀지 않고, 교통이 편리한 충남의 명소, 금강자연휴양림을 이 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찾아 보라고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청풍명월 가을체험 이벤트' 응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