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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초 미 서점가에 나와 베스트 셀러 논픽션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지미 카터 저작 < 위험에 처한 우리의 가치들: 미국의 도덕적 위기 > (Our Endangered Values: America's Moral Crisis).
11월초 미 서점가에 나와 베스트 셀러 논픽션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지미 카터 저작 < 위험에 처한 우리의 가치들: 미국의 도덕적 위기 > (Our Endangered Values: America's Moral Crisis). ⓒ 김명곤
카터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애틀란타에 카터센터를 설립하여 평화와 인권을 고양시키고 구호사업을 통해 전세계 국가들을 지원해 왔다. 그는 특히 특사자격으로 국제 문제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대통령들을 도와주기도 했으며, 2002년에는 국제평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카터 전 대통령이 <위험에 처한 우리의 가치들: 미국의 도덕적 위기> (Our Endangered Values: America's Moral Crisis, Simon and Schuster 간, 224쪽)라는 최근 저서에서 대담한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카터는 11월 초 서점에 나온 이 책에서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종교에 기반한 '근본주의'가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동안 정치영역에 대한 구체적 언급과 활동을 피함으로써 쌓아놓은 좋은 인상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카터 전 대통령은 이같은 주장을 펼친 것이다.

"나는 평화의 군주는 숭배하지만 선제공격의 군주는 숭배하지 않는다."

카터는 그의 새 책과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이라크전에서 드러난 부시 행정부의 잠재적 적국에 대한 선제공격 정책, 환경규제정책의 완화, 빈자보다는 부자를 위한 경제정책, 포로들에 대한 고문 등은 종교적 근본주의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종교와 정치의 결합이 결국 미국에 해로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터는 지난 3일 <워싱턴 뷰러>지에 "그들(부시 행정부 관료들)은 자신들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근본주의 특성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근본주의는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신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열등하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남침례교의 신자이자 스스로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그는 부시 대통령의 종교적 신념에 대해서는 의심하거나 비판하지 않지만 미국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거리낌 없이 말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카터는 "나는 부시 대통령이 매우 신실한 기독교적 믿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면서 "나는 평화의 군주는 숭배하지만 선제공격의 군주는 숭배하지 않는다. 나는 예수가 가난한 자의 곤경을 더 헤아려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카터는 민주당에 강력한 국방, 노동자들 위한 정책, 환경보호, 해외에서의 인권과 국내에서의 민권운동 지원, 재정적자 축소, 정치적 이슈로서 낙태문제에서의 탈피 등을 촉구했다.

더 나아가 그는 민주당이 종교를 지닌 미국인들을 다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4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한 이유도 종교를 지닌 미국인들을 민주당쪽으로 견인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 자신이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종교를 지닌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는 데 능했다고 주장했다.

앨 고어 개입으로 북한 특사 자격 얻어내

카터는 그의 대통령 재직시의 업적을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캠프데이비드 중동평화협정,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발전, 인권에 대한 강조, 국방과 몇 가지 국내정책을 그 예로 들기도 했다.

카터는 국제분쟁 해결을 위해 활동할 당시에 클린턴으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지 못했으며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북한핵위기를 해결할 무렵도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개입하여 클린턴으로부터 승인을 얻어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또 그는 1994년 아이티의 평화협상과 미국의 군사개입 억제를 위한 활동에 나서줄 것을 부탁하는 전화를 당시 클린턴 대통령 등으로부터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그의 요청에 의해 수단에 개입한 정책에 대해서는 잘한 일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부시가 대통령일 당시에 자신에게 국제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역사가들은 카터의 좋은 업적과 비견될만한 나쁜 결과도 많았다고 말한다. 두 자리 수 인플레이션, 이란 인질사건, 고이자, 에너지 위기, 국가의 문제점들을 미국민의 '자신감 결여로 인한 위기'로 비난했던 그의 연설 등이 그것이다.

현재 음식조절과 운동 등으로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며 바쁘게 지내는 카터는 자신이 평화와 인권을 촉진한 사람으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카터의 책은 지난 17일 이후 <에이피> 통신과 <유에스에이 투데이> 선정 논픽션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다.

덧붙이는 글 | <코리아 위클리>(koreaweeklyfl.com)에도 실렸습니다. 본 기사의 작성에는 <코리아 위클리> 마이애미 주재 안태형 기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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