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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
▲ 후배들의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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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교육청 제12지구 제7시험장인 충암고등학교(은평구 소재). 수능이 실시된 오늘 아침, 생각보다 춥지 않다는 안도와 함께 그래도 수능 당일이라 그런지 제법 막히는 교통을 뚫고 7시 10분이 지나자 수험생들이 하나 둘씩 수험장인 학교 교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교문 앞엔 벌써부터 시험을 보는 선배들을 격려하러 늘어선 후배들이 따듯한 녹차와 커피, 그리고 초코파이로 추위를 녹이고 있엇다. 새벽부터 준비했는지 뒤에는 모포와 깔판, 주전자에 물을 끓이기 위한 휴대용 가스렌지까지 그야말로 살림살이가 만만치 않다.

▲ 후배들이 준비한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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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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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이 선배들에게 따뜻한 차와 함께 응원을 외치는 사이로 교사인 듯한 분이 환한 얼굴로 수험생들을 맞고 있었다. 다가가 물어보니 대성고에 재직 중인 이 교사인 그는 몇 년 전부터 이렇게 학생들과 함께 응원을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무슨 특별한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저 부모 마음으로 잘 해주었으면 하지요"하며 웃는다.

▲ 선생님의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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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도열(?)한 후배들의 격려를 받으며 들어서는 수험장. "자신 있어요!" 수험장으로 들어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준비해 돈 도시락인 듯한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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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도 이제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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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가 오토바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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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 들어간 모양이지.."하며 운동장을 돌아나오는 경찰들. 그런데 이게 왠일? 입실 시간 마감인 8시 10분을 3분 넘기고 경찰 오토바이 한 대가 숨가쁘게 언덕을 올라 오고 있다. 아니! 어머니 수험생이신가? 요즘 들어 수험생 고령화(?)가 되어 오늘도 40대 가량의 수험생들이 둘이나 있긴 했다. 나중에 그대로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오는 어머니에게 물어 보니 아뿔사! 아들이 수험표를 안 가지고 가서 이렇게 숨가쁘게 전해주러 오게 되었다고 했다.

8시 30분이 훨씬 지나자 응원나온 후배들도 모두 뒷정리를 하고 있다. 다행히 오늘 수험장엔 늦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듯했다.

이 학교의 수위는 예전엔 간혹 입실 시간을 넘겨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헐레벌떡 달려 오는 수험생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부지런해진 탓인지 계몽이 잘된 탓인지 다행히 늦어서 애태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시험이 시작됐을 8시 40분여가 되자 이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는 듯 수험장 인근 교통 정리를 하느라 노고하던 경찰 아저씨들도 이제야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인다. 학부모들도 예년보다 추위가 좀 덜한 것 같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 수능이 중요한 관문임에는 틀림없지만 인생의 수많은 관문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차분하고 여유있게 시험에 응시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SBS U포터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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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깍이로 시작한 글쓰기에 첫발을 내딛으며 여러 매체에서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싶어 등록합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인터넷 조선일보'줌마칼럼을 썼었고 국민일보 독자기자를 커쳐 지금은 일산내일신문 리포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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