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민중연대와 전농 부경연맹 소속 농민들, 부경총련 소속 학생 등 500여명은 24일 저녁 6시경 경남도청 앞에서 지난 23일 벌어진 농민 분신과 관련 지방경찰청장의 사과와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농민대회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24일, 뇌출혈로 사망한 전용철씨에 대한 추모와 묵념으로 시작됐으며 지난 23일 농민투쟁과 농민분신 장면 등을 담은 영상도 상영했다.
25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한병석 경남민중연대 상임의장은 대회사에서 “10년, 20년 후 11월23일은 이 나라 위정자들이 안전한 먹거리, 안락한 환경, 주권을 모조리 팔아먹은 날로 역사의 단죄를 받을 것”이라며 “농민은 결코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정권과 공권력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생존권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석형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죽어가는 농민들의 절규를 뒤로하고, 국회 쌀협상 비준을 통과시킨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쌀, 민족, 농업을 죽인 살인마”라며 “그들은 역사와 민족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장은 “그동안 무자비하게 농민을 때리고 부순 경찰들의 만행은 군사독재시절 정권의 하수인들과 다름없다”며 “그동안의 폭력진압과 농민 분신 사태에 대한 지방 경찰청장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집회는 저녁 8시경 마무리 되는 듯했으나 10분 뒤 경남민중연대가 “살인 경찰 물러가라, 한나라당 해체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청 진입을 시도했다. 경남도청 앞을 막고 있는 경찰들은 큰 몸싸움 없이 좌측 입구를 터주었고 사람들은 뛰어서 경찰청 앞으로 모였다.
지방경찰청 앞에 모인 집회참가자들은 정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에 대한 규탄발언을 진행했고 경찰청장의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집회참가자들이 경찰청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들은 허리를 굽힌 방어자세만 취하는 등 강압적인 진압은 하지 않았다.
시위대 일부에서 몸싸움이 격해지자 집회를 주도하는 집행부는 참가자들에게 자리에 앉기를 지시했고 정리집회를 시작했다. 경남민중연대는 25일에도 경찰청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하고 반 9시15분 자진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