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구포역이 아주 휘황찬란하게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구포역에 내렸다. 역 내부는 다른 역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바깥 모습에서 구포역의 진가가 나타났다.
그리고 구포역의 화려한 모습만을 보면 아쉽다. 우연히 구포역에서 아지트(?)라 할 만한 곳을 발견했다. 입구 반대편에 조그만 문이 있는데 열고 나가면 조그만 발코니가 있다. 거기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잠시 여유를 얻을 수 있다. 끽연자들에게는 담배 피기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지하철 3호선은 뭐랄까, 한마디로 서울의 복원된 청계천 같은 느낌이었다. 빈틈없이 으리으리하게 잘 지어져 처음 보면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지만 다 고급스럽고 완벽해 오히려 친근감이 비집고 들어가 자리는 없어 보였다. 마치 KTX 전 구간 역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각 역의 고유의 멋을 잃은 것처럼. 아니, 어쩌면 이제 내가 이런 분위기에 친근해져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