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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영
나는 아침마다 동쪽으로 나 있는 욕실 창문을 열어본다.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23일도 마찬가지였다. 떠오르는 해는 하루의 기쁨을 예약해 주는 듯하다.

그런데 귀가길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승용차 바퀴 바로 옆에서 어린이 주먹만한 새앙쥐가 테니스 볼처럼 동그랗게 몸을 웅크린 채 저물어 가는 저녁 햇살을 쐬고 있지 않은가. 문득, 그 새앙쥐가 불쌍해졌다. 추웠던 걸까? 어쩌다 쥐로 태어나서 위험을 무릅쓰고 승용차 바퀴 옆에서 햇볕을 쐬고 있는가?

우리 동네에는 도둑고양이가 많다.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소형 잡견도 많다. 하루에 몇 마리는 꼭 본다. 그런데도 저만치 걸어갔다가 '사진을 찍어두자'는 생각을 굳히고 돌아올 때까지 그 새앙쥐는 고양이나 잡견의 습격을 받지 않았다. 목숨을 건 채 햇볕을 쬐고 있는 새끼 쥐까지 건드리고 싶지는 않았던 걸까?

ⓒ 김선영

ⓒ 김선영

ⓒ 김선영

ⓒ 김선영
1970년대에, 잡은 쥐의 꼬리를 잘라내어 과제물로 학교에 가져가던 기억이 떠올랐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쥐가 인간에게 미치는 해는 있지만, 걸핏하면 지구를 파괴시키는 인간이 무슨 할말이 있단 말인가.'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길 한 쪽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국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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