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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최낙성 사립위원장
전교조 최낙성 사립위원장 ⓒ 오마이뉴스 박수원
"사학법 통과는 사학을 통째로 전교조에게 넘겨주려는 것이다"

13일 한나라당 장외 집회 현장에서 박근혜 대표가 강조한 말이다. 사립학교법 통과의 배후 세력으로 한나라당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지목했다.

사학법 가운데 논란이 됐던 '개방 이사회 도입'(모든 사학 이사 정수의 1/4을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2배수로 추천하도록 한 내용)으로 사학 이사회를 전교조가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 주장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해 전교조는 한 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전교조 최낙성(41) 사립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립학교 학교 운영위원회 교원 가운데 전교조 출신이 5~6% 인 상황에서 전교조의 이사회 장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뭘 좀 제대로 알고 말을 하라"고 반박했다.

사학 2077개 가운데 비리 사학은 35개에 불과하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 그는 "전체 비리 사학이 35개가 아니라, 비리가 확인되고 사태가 곪을 대로 곪아 교육부가 겨우 임시 이사를 파견한 곳이 35개"라면서 "비리 사학 35개는 그냥 봐줘도 된다는 한나라당의 인식은 차떼기 정당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방형 이사제 도입이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사학의 주장에 관련 최낙성 위원장은 "오히려 이사회 감시로 인해서 학교 재산이 빼돌려 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개방형 이사제 도입으로 재산권 침해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전교조에 대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색깔론에 대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면서 "고소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교조 최낙성 사립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한나라당의 색깔론 황당하다"

-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으로 인해 이사회를 전교조가 접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교육부가 발표한 2005년 학교 운영위원회 교원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교장과 교감이 중심인 한국 교총이 71.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전교조 출신 교사는 15.5%, 그리고 나머지 교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것도 국공립과 사립을 모두 합친 통계이기 때문에 사립만 놓고 보면 전교조 출신 교사 가운데 학교 운영위원은 5~6%에 불과하다.

사학에서 학교 운영위원회 참여조차 어려운 전교조 출신 교사가 과연 학교 운영위원회가 2배수로 추천하는 이사 명단에 들어갈 수 있을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뭘 좀 제대로 알고 말을 해라."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사학법 개정이 '전교조의 사학 경영권 침해 → 친북·반미 이념 주입 강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전교조에 대한 박근혜 대표의 색깔론 제기는 한마디로 황당하고 어이없는 발언이다. 명백한 명예훼손이다. 공당의 대표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고소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 개방형 이사제 도입이 재산권 침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학교를 사적 재산으로 보는 시각인데…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르다. 오히려 이사회 감시로 인해서 학교 재산이 빼돌려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안전한 체제를 만들 수 있다. 개방형 이사제 도입으로 재산권 침해를 막는 효과가 있다."

- 종교재단 쪽에서는 개방형 이사제가 건학 이념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는 '재단 이사회가 교무와 학사에 관여할 수 없다'는 기초적인 관련법 내용조차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종교 재단의 경우 부패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지적했던 것이지 학교의 설립 목적을 부정한 적은 없다. 종교 재단쪽의 우려는 역으로 지금까지 재단 이사회에서 교무와 학사에 관여할 수 없다는 법 조항을 어기고 관련 내용을 결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개방형 이사제, 학교 발전에 도움 될 것"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안 처리에 반발하며 13일 장외투쟁에 나서 서울 명동등지에서 집회를 가졌다. 장외투쟁에 나선 박근혜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처리한 개정 사학법이 전교조에게 우리 교육을 넘겨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안 처리에 반발하며 13일 장외투쟁에 나서 서울 명동등지에서 집회를 가졌다. 장외투쟁에 나선 박근혜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처리한 개정 사학법이 전교조에게 우리 교육을 넘겨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사학들과 한나라당은 전국 2077개 사립학교 가운데 비리 사학은 35개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전교조가 사학비리를 침소봉대해서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요구했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 비리 사학이 35개 아니라, 비리가 확인되고 사태가 곪을 대로 곪아 교육부가 겨우 임시 이사를 파견한 곳이 35개라는 이야기다. 교육부가 워낙 감사 인력이 적다보니 문제제기 들어가는 곳만 겨우 감사하는 게 현실이다.

한나라당의 주장대로라면 비리 사학 35개는 그냥 봐줘야 한다. 이는 차떼기 정당의 한계를 여지 없이 보여주는 인식이다. 교육의 부정부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도 교육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용납한 사례는 없다."

- 현행법으로도 사학 재단의 비리는 법적 고발 조치는 물론 기존 이사를 해임하고 임시 이사를 파견할 수 있다. 굳이 개방형 이사를 둬 견제할 필요가 있나.
"현재 사학 이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건 족벌과 연줄이다. 이사회가 모두 한통속이다. 거기다 바뀌기 전 사학법에는 이사회나 교장 등이 학교 운영, 회계, 인사 등과 관련해서 잘못을 저질러도 15일 이내에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15일 계고 기간'이 있었다. 만약 이사장이 수십억원을 횡령하고도 15일 이내에 돈을 돌려놓으면 그만이다. '도둑질 하다가 들켜도 갚으면 무죄'인 셈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학법 개정에서는 15일 계고 기간은 두되 '시정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하거나 회계부정, 횡령, 뇌물수수 등 중대한 비리는 계고 기간 없이 임원 승인 취소'를 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다. 사학들 가운데 몇 몇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 보다 이 제도를 더 무서워할 거다."

- 개방형 이사가 사학의 의사 결정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이사회에서 교무와 학사에 관련된 내용은 관련법상 논할 수 없다. 다만 개방형 이사제 도입으로 학교 운영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됐다고 본다. 학교의 주체가 누구인가? 재단, 지역, 학생, 교사, 학부모다. 5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법의 취지를 살린다면 학교는 더 발전할 수 있다."

- 전교조가 사학법 개정에 적극적인 이유는 뭔가.
"사학법 개정은 전교조만의 요구 사항이 아니다. 학부모 단체를 비롯해 교수와 학생들, 그리고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의 바람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학법 개정은 깨끗하고 투명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학교 주체들의 열망 속에서 탄생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몇몇 사학 재단들은 전교조만이 사학법 개정을 주장한 것처럼 떠들고 있다."

- 사학쪽에서는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교육자가 불법을 저지르고 학부모와 학생을 협박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묻고싶다. 학교 폐쇄나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는 사학들의 주장은 그들이 얼마나 닫혀 있는 집단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를 비롯한 4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14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에서 사학법과 전교조에 대한 색깔공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를 비롯한 4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14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에서 사학법과 전교조에 대한 색깔공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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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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