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진단 받은 병명은 유전성 망막 이영양증군인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아래 RP)으로 망막의 광수용체에 빛을 인지하는 막대세포가 죽어감으로써, 어릴 때는 야맹증이 발현되고 20대부터 시야가 좁아지다 결국 40~50대에는 중도 실명하는 희귀질환으로 현재 한국 시각 장애인 중 약 15%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한국 RP 협회와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실, 인권정책연구회는 RP와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진행성 시각장애 유발 요인에 대한 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의실에서 '망막색소변증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 RP 협회 최정남 회장과 한국희귀질환연맹 대표가 각각 주제발제를 맡았고, RP 예방대책 수립에 대한 각계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RP, '실명이 진행되는 동안 전문적인 관리가 중요해'
한국 RP 협회 최정남 회장은 "RP 진단을 받는 경우 대부분 학업을 중단하거나 직장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며 "마땅한 치료책도 없어 좌절하고 고립되는 삶을 살게 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최 회장은 "잠재적 질환자를 포함해 많은 수의 질환자가 고통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적으로는 망막 퇴행성 희귀 질환으로 분류되어 질병의 실태 조사 및 연구조차 없는 매우 열악한 실정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실명 이후보다 실명이 진행되는 동안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관리가 더욱 절실하다"며 "반드시 국가차원에서 전문 활동 단체를 발굴하여 지원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희귀질환 연맹 김현주 대표에 따르면, RP 유병율은 1/4000 수준이며 매우 다양한 유전적 양상을 가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유전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 대표는 "RP 발생 또는 재발 위험의 정도, 환자와 가족에 미치는 질환의 영향, 영향이나 위험도의 변형 가능성, 미래 진행될 상황의 예측 등이 유전상담 과정에서 전달되어야 한다"며 "원인 유전자를 탐색·발굴해 이에 대한 다양한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P 예방대책, '유전자 검사·치료·연구 이루어져야'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서울대학교병원 안과의 서종모 박사는 "유전자 검사는 유전형에 따른 가족 계획 상담의 기초 자료가 될 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의 조기 진단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어떤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지를 알아냄으로써 유전자치료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유전체센터 김규찬 센터장은 RP와 같은 진행성 장애 예방을 위해 ▲원인 유전자 발굴 및 정확한 진단 ▲환자 집단의 협력과 산-학-연-국 공동 연계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김 센터장은 RP 문제 해결을 위해 ▲정밀한 한국인 RP 유전체-유전자 구조와 변이 발굴 ▲유전자 이상의 생물학적 의미 확인 ▲맞춤형 신약 및 유전자치료 ▲장기적-포괄적 증상 억제 기술의 적용 ▲완치 불가능한 경우 합병증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의 연구가 심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RP 협회는 지난 2001년 3월에 창립된 망막색소 변성증 질환 단체로 현재 1800명이 등록되어 있으며, RP 협회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1만5000명~2만명의 RP 시각장애가 있을 것으로 의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장애인인터넷신문 http://withnews.com
한국 RP 협회, http://www.kr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