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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라고 했었다.
어제 경찰의 폭력으로 부상을 입어 한 달간 생과 사를 넘나들다
결국은 돌아가신 분 말이다.
그의 고향은 김제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인다는 그 넓은 평야를 가진 김제
그곳에서 땅도 없이 평생을 가난한 소농으로 살다가
그는 68세에 경찰에 맞아 죽었다.
어제 뉴스를 통해서 그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국가도 자신들의 폭력으로 그가 죽었다고 인정했다.
즉 그는 국가에 의해 살해되었다.
67년 평생을 농사를 지었지만 물려받은 땅 3000평이 줄지도 늘어나지도 않은 소농이었다.
내가 경쟁력 없는 땅을 팔라고 했을 때 땅은 파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사람이었다.
아직도 비어 있는 땅에는 콩이라도 한 쪽 심어야 농부라고 생각하는 사람..그의 이름은 나의 아버지다.
나는 그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떠올랐다.
어제는 또한 WTO를 반대하기 위해 홍콩까지 간 농민들이 잡혀갔다.
아마 이들에게 홍콩은 태어나서 처음 가본 외국이었을 것이다.
처음 가본 외국에서 잡혀가는 사람들 그들의 이름은 대한민국 농민이다.
한국에서는 맞아 죽어가고, 외국에서는 구속되는 것이
대한민국에서 평생 농사를 지은 사람들
즉 경쟁력 없는 농업을 선택한 대한민국 농민의 모습이다.
농업은 더 이상 경쟁력 없으니 그만두라고...
60대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중 가장 많은 연령대다.
그들이 다른 다른 것을 배우기엔 너무 늦은 나이다.
그렇다고 공무원 처럼 연금도 없고, 회사처럼 퇴직금도 없는 농민들에게 농사를 짓지 말라고 한다면 굶으라는 것인가?
쌀값은 11만원으로 떨어지고 내년 3월부터는 시중에서 외국 쌀을 팔고, 땅값은 떨어지고, 농약 값, 비료 값은 오르고, 기계 값 오르고,
쌀을 안 팔리고 정부는 외면하고 농민은 도대체 어디에 기대고 살란 말인가.
사실 따지고 보면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은 농업이다.
휴대폰 없어도 그꺼짓것 없어도 산다.
텔레비전, 냉장고, 컴퓨터 모두 없어도 산다.
신문 없어도 산다. 인터넷 안돼도 산다.
하지만 먹을 것 없으면 하루도 힘들다.
무엇이 정말 경쟁력 있는 사업인가.
우리는 안 먹고는 못사는 살아있는 생명들 아닌가.
농민을 너무 천대하지 말아라.
대학 나오고, 학위 있고, 영어 좀 하고 전문지식 있다고 경쟁력 있다고 무시하지 마라.
자기 입에 들어갈 쌀 한 톨, 배추 하나 키우지 못하는 사람은 영원한 의존자일 뿐이다.
오직 농민만이 땅과 자신의 노동력으로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줄기세포도, 의학박사도, 생명공학도 아니다.
그것은 농민의 거친 손이다.
자기 생명을 연장해주는 사람들에게 린치를 강하는 어리석은 사회
이것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다.
제발 더 이상 그 들에게 죽음을 강요하지 마라.
덧붙이는 글 | 도,농커뮤니티 자연을 닮은 사람들에 연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