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정치수요모임이 2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연 `대학생 아카데미` 1기 행사에 나온 학생들이 헌정기념관 대강당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새정치수요모임이 2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연 `대학생 아카데미` 1기 행사에 나온 학생들이 헌정기념관 대강당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명박 서울시장이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정치수요모임 주최 대학생아카데미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정치수요모임 주최 대학생아카데미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대체 : 20일 오후 5시 40분]

한나라당내 소장파 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이 2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연 대학생 아카데미의 첫 강연자로 나선 이명박 시장은, 최근의 '국가정체성' 논란에 대해 "국가정체성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나는 이해할 수 없다"며 "전 세계에서 누가 지금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 시장은 "6·25전에는 북한이 공업화됐기 때문에 전기도 받아썼지만, 지금은 남쪽에서 전기는 물론 신발까지 줘야 한다"면서 "국가정체성에 대한 승부는 이미 갈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에게 배울 게 뭐 있느냐, 우리가 가르치면 가르치지"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강연 뒤 "박근혜 대표의 국가정체성 사수 주장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박 대표와 나는 시비 거는 관계가 아니라 협조 관계"라고 답했다.

이 시장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우리가 북한에게 배울 게 뭐 있느냐'고 한 것은 박 대표보다는 여당쪽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산 사회환원 의사 없나"..."깨끗하게 번 돈, 누가 어떻게 하라는 건 옳지 않아"

이 시장은 "재산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그 재산을 록펠러처럼 사회에 환원할 생각은 없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자기는 돈 한푼 안 번 사람들이 돈 번 사람들에게 돈 나눠쓰자고 한다"면서 "내가 깨끗하게 번 돈을 깨끗하게 쓰면 되는 것이지, 누가 어떻게 쓰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가 일궈놓은 재산이 자랑스럽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하면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나라당의 서울시청 장외집회에 참석했던 이 시장은 사립학교법 문제에 대해서는 "그게 실질적으로 민생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다시 한번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또한 "언론법, 보안법, 사학법, 과거사법을 처리하는 것이 이 정권의 목표인데, 기분은 좋으나 실질적으로 민생과는 관계없는 것"이라며 "그게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여당 정책의 우선 순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 취업난을 감안해 "국가의 최고 임무는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달동네 일용 노동자'시절을 회고하면서 "국가가 존재하는데도,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한다면 국가가 있으나 없으나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생각을 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 리더의 자질이 중요하다는 설명을 하면서 "여러분은 평생 같은 일만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대학생으로서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 리더로서의 소양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가 될 대학생'과 '같은 일만 하는 노동자'를 대비시켰다는 점에서, 그의 노동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그는 강연 말미에 "3만불이 넘어야 통일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토대가 갖춰져야 하고, 그런 가운데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은 국가가 챙겨줘서 모든 국민들이 잘 살게 하자는 그런 생각으로 한나라당이 해 나가려 한다"며 "젊은 여러분이 많이 지원해주고, 잘못하는 게 있으면 질책도 해달라"고 당부하며 끝맺었다.

이날 강연은 자신을 한나라당 당원이라고 밝힌 학생 등의 질문자가 꼬리를 무는 등 활발하게 진행됐으며, 이 시장도 간간히 유머를 섞으면서 열정적으로 답변에 임했다.

수요모임 주최 대학아카데미, 전국 20개 대학서 250여명 참가

이명박 서울시장이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정치수요모임 주최 대학생아카데미에서 특강을 마친뒤 박형준, 이성권 수요모임 소속의원등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정치수요모임 주최 대학생아카데미에서 특강을 마친뒤 박형준, 이성권 수요모임 소속의원등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참여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데, 열린우리당은 아마추어 같아 실망했다. 4학년이 되다보니 취업문제도 관심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수요모임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했다. 학내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반대가 아주 심한 것 같지는 않다."(명지대 정외과 4학년 학생)

"과 학생회장 선배에게 들었다. 다른 당도 이런 행사하면 올 생각이다. 왜 정치행사에 가느냐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 특히 왜 한나라당 행사에 가느냐고 뭐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한나라당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친구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 한나라당 입장에 치우친 얘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강연이 많아 따분할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 들을 얘기가 많은 것 같다. (건국대 경영학과 2학년 학생)

이번 행사는 한나라당의 취약지대인 대학으로의 진출을 위해 수요모임이 기획한 것으로, 첫날 행사가 시작된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는 전국 20개 대학에서 참가비 2만원을 낸 학생 250여명이 모였다.

20부터 22일 오전까지는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 왕종근 아나운서, 박성훈 벅스(주)사장, 이은 영화감독 등의 강연이 있고, 22일부터는 용인 한화콘도로 이동해 분임조 활동 등이 진행된다. 이밖에 남경필, 권영세, 김희정, 김명주, 김양수 의원 등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강사로 나선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입학식 축사를 하기로 했으나, 일정문제로 연기됐다.

아카데미 학장을 맡은 수요모임 대표 박형준 의원은 "넓게 보면 대학사회의 정치불신 풍토를 극복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고, 좁게 보면 한나라당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20∼30대에 당의 지지기반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수요모임이 20∼30대를 정치적 타깃층으로 해서 그들과 소통하고, 한국정치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면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100명 정도의 소규모 참가를 예상했는데, 참가자가 많아서 200명, 300명으로 늘리다가 결국 320명으로 제한했다"며 "제한을 두지 않았다면 500명 이상도 가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번 아카데미 외에도 각 대학의 초청강연에 적극 임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