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개정 사학법 평가 토론회를 열고 "교육 민주세력은 보수 수구계층의 여론에 밀려 법안이 후퇴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고등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론 참가자들은 특히 "우리나라 사립중고교의 경우 사실상 전액(학교 운영자금의 98%)을 국가가 대고 사립대학도 재단전입금이 평균 8.5%에 지나지 않는만큼 재단만이 학교 운영을 독점해야 한다는 주장은 부당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한성(연세대 법학부 교수)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은 '개정 사학법의 헌법적 평가'라는 발제문을 통해 "우리 헌법은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국회가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재산권의 사회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사립학교를 설립자의 사유물로 생각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반교육성과 몰염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학법인의 '직업의 자유 제한' 주장과 관련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교장 취임 금지는 보다 중요한 사회적 이익인 학교 경영상의 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직업선택 자유의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개방형 이사제 역시 학교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므로 직업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부 사학의 '교육 자주성과 종교의 자유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사립학교도 그 자주성이 교육제도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국회의 입법형성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므로 법질서를 초월한 존재인 것처럼 주장해서는 안 되며, 종교단체에서 세우는 학교 또한 학교법인인 이상 교육법의 규제대상"이라고 일축했다.
정응식 전교조 서울사립위원장은 "초중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개정이 빠진 것이 이번 개정 사학법의 근본적인 한계"라고 지적하고 "국민의 교육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공공성이 요청됨에도 우리나라 사학들은 사학의 자주성을 교육의 자주성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윤확보를 위한 사학의 자율성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사학분규의 핵심은 학교 운영의 주체가 누구냐의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사립학교 운영이 전권을 쥐고 있는 이사장의 개인적 판단에 따라 모든 것이 움직이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학교는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무시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사학법인의 '전교조가 학교를 장악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교사는 당해 학교의 이사가 될 수 없고, 다른 학교법인의 이사가 되기 위해서도 학교장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면서 "4%밖에 되지 않는 전교조 교사가 개방형 이사로 임명될 확률은 0.16%로 사실상 0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최병진 전국전문대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은 "개정 사학법은 교수, 교사, 학부모, 학생, 노동계 등 시민사회 전체의 강한 개혁의지가 모여 이루어 낸 합작품"이라고 평가하고 "2006년 7월 법 시행에 앞서 교육민주화 관련 단체들의 통일된 정책 제안과 시행령 개정 등에 대한 공동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