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국가인권위 인권상담센터를 점거하여 △조영황 국가인권위 위원장 사과 △국가인권위 전원위원회 결정문 무효화 △아노아르 위원장 석방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온 이주노동자들이 21일 밤 스스로 농성을 풀고 농성장을 떠났다 ⓒ 석희열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을 단속하고 보호하는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진정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기각 결정에 항의하여 지난 5일 국가인권위를 점거하고 농성하던 이주노동자들이 17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이들은 21일 밤 9시 30분 국가인권위 농성장에서 농성단 해단식을 갖고 "국가인권위의 반인권·반노동자적 결정에 충분히 항의했고 또 그 부당성을 시민사회에 대중적으로 알리는 성과를 얻었다"며 "더 큰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 농성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샤킬 이주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이 차별받지 않도록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노동허가제 입법투쟁을 힘차게 벌여나갈 것"이라면서 "한국의 노동자 농민 학생 등의 시민사회가 평상시에도 지금과 똑같이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지지방문한 문화노동자 연영석씨가 21일 밤 농성단 해단식에서 자신의 히트곡 '간절히'를 열창하고 있다 ⓒ 석희열
권영국 이주노조 자문변호사는 "국가인권위는 너무도 정당한 이주노동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는 법무부의 표적단속과 강제추방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하고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땅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아노아르 위원장이 석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주노조는 앞으로 집회 및 선전전, 한국 노동자들과의 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이주노동자 문제를 사회쟁점화 하는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의 노동허가제 입법투쟁에 대비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내년 6월 전국적인 조직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14일 새벽 서울 성수동에서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에 붙잡혀 강제 연행된 아노아르 위원장은 223일째 청주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어 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단속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현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