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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의원 입각에 유감을 표명했던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20여명은 9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당·청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기로 했다.
유시민 의원 입각에 유감을 표명했던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20여명은 9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당·청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기로 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유시민 입각' 파문이 당·청 관계 문제로 확대되며 2라운드에 접어든 양상이다. 특히 윤태영 대통령 연설기획비서관이 "당의 차세대 또는 차차세대를 이끌고 갈 지도자의 재목"이라며 유시민 입각 배경을 공식 밝히면서 당·청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된 분위기다.

특히 청와대 만찬을 하루 앞두고 '유시민 입각'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서명파 18인'은 9일 오전 공식 모임을 갖고 "당정청 관계 재정립"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당초 18명 수준이었던 서명파는 더 늘어나 이날 모임 제안자는 총 25명. 재선인 송영길·정장선 의원도 가세했고, 양형일·정성호 등 초선 의원들도 참석했다. 또한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3선의 김한길 의원도 자리를 채워 눈길을 끌었다.

이상민 의원 "계속 지도부에 반기 들어야지" 뼈 있는 농담도

지난 주 개각 파문 과정에서 의원들이 보인 과정은 '침통' '격노'였다면 이날 모습은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상기'된 듯했다. 회의 시작에 앞서 이상민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고 난 뒤 이렇게 많은 언론에 스포트라이트 받기는 처음"이라며 "계속 지도부에 반기를 들어야지"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김영춘 의원은 "오늘까지 오게 된 데는 초선 의원들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동력이었다"고 말해 지지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드러냈다. 안영근 의원은 "전 의원에게 초청장을 보냈다"며 "괜히 소외감을 갖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사회를 본 문병호 의원은 "사실 유시민 입각 문제로 개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한 이후, 당내 당청 간의 문제, 참여정부 남은 2년 동안 어떤 관계를 갖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간담회 취지를 밝혔다.

이 모임 간사격인 최재천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 사이에서 공식·비공식 토론이 상당히 있었다"며 "여러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생산적 토론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임을 주도한 김영춘 의원의 발언은 좀더 강했다. 김 의원은 "현 시점에서 열린우리당은 정신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제한 뒤 "대연정 이후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가, 과연 열린우리당이 있을 것인가 없어질 것인가"라고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연초 개각 파동이라는 것이 이러한 위기의식을 촉진시켰다"고 주장했다.

이후 의원들은 비공개로 토론회를 전환시켰다.

다음은 이날 모임을 제안한 의원들의 명단이다.

김태홍 문병호 제종길 최재천 이종걸 안영근 김영춘 이상민 임종인 지병문 최용규 구논회 홍창선 정장선 한광원 정성호 조배숙 김선미 오제세 주승용 박찬석 양형일 이상경 김교흥 송영길(이상 25명)

입각 유감 의원모임에서 송영길 의원과 김영춘 의원 등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입각 유감 의원모임에서 송영길 의원과 김영춘 의원 등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송영길 "당이 청와대 부속실인가" 직격탄

'유시민 입각' 파문이 당청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정동영·김근태 두 차기 주자들의 '빅매치'가 예상되는 전당대회 구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명파 의원들의 모임에 새롭게 가세한 송영길 의원은 "작년 전당대회가 '실용 대 개혁'이었다며 이번에는 누가 당의 자주성을 주도하는지, 누가 (청와대에) 끌려다니는지를 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임 중간에 나온 송 의원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윤태영 대통령 연설기획비서관(전 제1부속실장)의 발언을 겨냥해 "당이 청와대 부속실이냐"며 "집권여당의 위상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고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송 의원의 요지는 당의 주도권 회복이다. 송 의원은 "우리당 지도부가 더 문제 아니냐"며 청와대에 끌려 다니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송 의원은 "국민들이 집권당과 대통령을 같이 만들어 준 것 아니냐"며 "국민에게 책임을 같이 지고 가야하는데 (당·청) 공식적인 통로도 없고… 대통령이 정치를 하지 말든지… 결국 (당·청 엇박자는) 자기 모순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이와 같이 문제가 재발되는 것을 막고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는 게 우리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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