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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
황우석 교수 ⓒ 오마이뉴스 남소연
10일 발표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팀은 '원천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기술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조사위는 황 교수팀이 핵이식, 배반포형성, 줄기세포주 확립 등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수립에 필요한 세 단계 중 단 하나의 독창적 기술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정명희 서울대 조사위원장은 이날 "황 교수의 핵이식 치환 기술은 이미 동물난자에 오랫동안 사용된 기술로써 독창적 신규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황 교수팀이 사람난자의 배반포 형성에 성공하였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지만 더이상 독보적 기술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정 위원장은 "핵이식된 난자를 이용해 동물을 복제하는 기술은 최근 개의 복제에 성공한 것을 감안하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는 황 교수가 발표한 복제 개 '스너피'의 경우, 난자의 핵이식 기술을 이용한 진짜 복제 개로 최종 결론 내려졌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크게 나누어 핵이식, 배반포형성, 줄기세포주 확립의 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며 세 가지 기술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결과를 내놨다.

▲ 핵이식 = 정 위원장은 우선 핵이식 기술에 대해 "핵이식된 난자를 이용해 동물을 복제하는 기술은 최근 개의 복제에 성공한 것 등을 감안하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사람의 난자에 핵이식을 하는 기술 중 쥐어짜기에 의한 탈핵 방법은 효율성은 높으나 이미 동물난자에는 오랫동안 사용된 기술로서 독창적 신규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교수 연구팀이 사람난자에 주로 사용한 '쥐어짜기' 탈핵 방법은 오래 전부터 동물난자를 대상으로 사용된 기술이었다는 얘기다.

▲ 배반포 형성 = 배반포 형성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사람난자의 배반포 기술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연구실이 있어 더 이상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대 조사위에 따르면, 황 교수팀 연구기록 조사결과 "핵이식에 의한 배반포 형성의 성공률을 약 10%로 집계하고 있지만 대부분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배반포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서울대 조사위는 "기록 중에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배반포가 만들어진 경우가 일부 확인되고 있어 황 교수팀이 핵이식 조건을 개선해 사람난자의 배반포 형성에 성공했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 줄기세포주 확립 = 황 교수가 주장하는 '원천기술'의 핵심인 줄기세포주 확립에 대해 서울대 조사위는 "줄기세포가 확립됐다는 것을 판정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전혀 찾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정 위원장은 "줄기세포주가 확립됐다고 판정하기 위해서는 테라토마 형성, 배아체에서의 분화능력 등이 입증되어야 한다"며 "황 교수팀에서는 세포의 콜로니가 처음 육안으로 관찰된 시점에서 이를 줄기세포주로 기록하고 있지만, 이후 줄기세포라고 입증하는 실험을 수행한 기록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황 교수가 주장하는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

즉 '원천기술'이라 주장할 만한 아무런 독보적 기술도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조사위 최종 보고서에도 "원천기술은 없다"는 결론이 명시돼 있다. 핵이식에 의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는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했었다는 어떤 과학적 증거도 없으므로 현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은 없다는 것.

조사위는 "난자의 핵제거를 위한 쥐어짜기 기법은 효과가 인정되나 그 독창성이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아울러 배반포 형성 연구 업적과 독창성은 인정하면서도 "배반포 자체로는 실질적인 활용가치가 미흡한 점을 고려할 때 이를 이용한 산업적, 의학적 응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적재산권 행사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기술이 확보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황 교수는 지난해 12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12월 24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발표가 나온 직후에도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이라며 원천기술의 존재를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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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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