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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싸지 않은 공연 가격에 놀라워한다. 물론 출연하는 가수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굳이 남 탓 할 것 없이, 천박한 공연 문화에 일조해온 자들의 과오라 생각한다.

하지만 근간에 이르러 이런저런 좋은 공연들도 많이 기획되고 가수들도 더 이상 방송에만 매달리지 않고 꾸준한 공연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고 있으니, 이젠 대중들도 공짜 공연과 '나래비쇼'(보통 여러 명의 출연자가 순서대로 각각 공연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자신의 문화 수준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일은 피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고 음반을 듣는 일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지극히 당연한 일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 이 순전한 음악팬들을 갈등하게 한다. 결국 P2P로 그 가수의 노래를 다운받고 이런저런 방송프로그램에서 그 가수를 보는 것으로 공연을 대신한다.

가수의 입장에서는 음반도 잘 팔리고 공연도 잘되어야 다시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좋은 음악을 만드는 여건에 가장 큰 걸림돌은, 공연장 한 번 찾지 않고 불법다운로드를 받는 그들의 팬이다. 결국 내가 듣고 싶은 음악, 좋아하는 가수의 등에 칼을 꽂는 셈인데 정말 눈물 나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참된 팬의 자세가 이래서는 곤란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은 신파가 아니라 엽기다.

그렇다면, 가수들이 원하는 참된 팬의 자세는 어떤 것일까? 필자가 경험한 가수들의 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음반 한 장 정도는 사고, 공연 한 번 정도는 보는 것은 참된 팬으로서의 기본자세이며 음반은 전체를 들어보길 주문한다. 앨범에 있는 각각의 곡들은 가수에겐 모두 타이틀만큼 소중한 것들이니 알아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타이틀 한 곡에만 매몰되지 않고 앨범 전체를 감상해 준다면 감사 또 감사한다. 공연장에 올 때 노래를 외워 온다면 훌륭한 팬이지만 대충 흥얼거릴 정도만 되어도 참된 팬이라 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스탠딩 공연에서 앞 사람보고 자꾸 앉으라고 하는 관객, 다른 사람들은 다 노래 따라 부르는데 혼자만 팔짱 끼고 쳐다보는 관객은 공연 보다는 다른 의도가 있어 그 자리에 앉은 것으로 보아야한다.

특히 사인을 해달라거나 사진 찍기를 요청하면서 "우리 딸이 좋아 해서……"라든지, "우리 엄마가 팬이에요"라고 말하는 것은 참된 팬의 자세가 아니다. 설사 그렇더라도 자기가 좋다고 말하는 것이 듣기 더 좋다. 누군가에게 고백할 때 "우리 엄마가 너 좋대" 하고 이야기 한다면 듣는 애인은 얼마나 짜증이 날지 생각해 보시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참된 팬이란 가수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지 다른 가수를 싫어하거나 싫다는 것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 색색의 풍선 흔들기나 맑은 날에도 비옷 입고, 색깔별로 노는 일 따위는 참된 팬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체로 라이브 공연을 하는 대다수 알 만한 가수들과 공연을 했으므로 가수들이 이런 팬들을 원하는 것임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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