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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건물앞에 내걸린 삼성그룹 깃발.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건물앞에 내걸린 삼성그룹 깃발. ⓒ 오마이뉴스 권우성

삼성은 11일 박종우 삼성전자 부사장을 디지털프린팅사업부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3명의 사장단과 452명의 임원 등 모두 455명의 사장,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승진잔치'를 벌였던 작년(임원 승진 455명)과 비슷한 규모이며, 2004년 448명의 임원승진 때보다 승진폭이 크다. 이로써 삼성은 3년 연속 450여명에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하게 됐다.

특히 그동안 승진여부를 둘러싸고 관심을 모았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전무 승진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이번 인사에서 이 상무의 전무 승진설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었다. 하지만 이 상무 승진에 따른 여론의 부담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장단 인사는 최소화, 임원 인사는 최대로

이번 삼성 인사의 특징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장단 인사는 최소화하면서 임원급 인사는 큰 폭의 승진을 단행한 점이다. 대신 작년의 경우 2004년 큰 폭의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면, 올해는 작년 삼성을 둘러싼 어려운 대내외 환경속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낸 경영진에 대한 신뢰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현재의 그룹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시킨 것은 올해의 경우 어느때보다 경영 일관성이나 조직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는 삼성을 둘러싼 여러가지 논란과 함께 경영환경도 좋지 않았다"면서 "그런 환경 속에서도 일정한 경영 성과를 올린 현 경영진에 대한 두터운 신임도 함께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부사장과 전무급의 승진 폭이 예년에 비해 컸다. 이번 임원승진 452명 가운데 부사장 승진은 15명, 전무 승진 85명으로 모두 100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4년 부사장과 전무 승진자가 80명, 작년 95명보다 많은 규모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부사장과 전무 등 고위임원의 승진 규모가 크게 늘었다"면서 "이는 향후 삼성의 미래경영을 주도해 나갈 차세대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들 이외 상무 승진은 145명이었으며, 삼성 임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임원인 '상무보'도 207명에 달했다.

이재용 상무 승진은 보류.... 왜?

11일 삼성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상무의 전무 승진이 보류됐다. 사진은 작년 5월 2일 고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고대 100주년 삼성관' 만찬장 앞에서 이 상무가 뭔가 생각하고 있다.
11일 삼성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상무의 전무 승진이 보류됐다. 사진은 작년 5월 2일 고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고대 100주년 삼성관' 만찬장 앞에서 이 상무가 뭔가 생각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그동안 전무 승진설이 유력하게 나돌았던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의 승진은 보류됐다.

삼성의 인사규정은 상무로 진급한 후 3년이 지나면 전무 승진 대상자가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만 4년을 채운 후 5년차에 전무로 승진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업무적으로 큰 성과를 내 상무 4년차부터 전무로 승진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발탁'에 해당된다.

이 상무는 현재 상무로 근무한 지 만 3년이 지나 승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고 실적에서도 무난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정기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애버랜드 전환사채의 헐값 배정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중이고, 국회에는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금산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는 등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따라서 자칫 이 상무의 승진이 이같은 논란을 다시 부추길 가능성도 있고, 향후 불확실한 삼성의 대내외 경영 전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상무의 경우 그동안 경영수업을 착실히 쌓아왔고, 현대자동차 그룹의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이 상무보다 나이가 적지만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삼성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이회장의 귀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이 상무의 승진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 구조본 관계자는 "이 상무가 올해 전무로 승진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에 승진할 경우 '발탁'에 해당되는데 아직 여러 조건이 이에 못미치는 것으로 인사쪽에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상무이외 이 회장의 큰딸인 이부진(36)씨는 현재 신라호텔 상무로 있으며, 남편 임우재(37)씨도 삼성전기 상무보로 일하고 있다. 또 둘째딸 이서현(33)씨도 제일모직 상무보로 작년에 승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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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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