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중진·재선 그룹 의원 14명은 당내 의원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주목하고 당의 화합과 쇄신,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한 '소통의 광장'을 만든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당내 별도 계파나 정파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당내 원활한 소통 및 새 지도부가 다시금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등 당의 '운영추' 역할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오영식 열린우리당 원내공보담당부대표는 12일 오후 모임의 취지에 대해 "지금 당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상황인식에서 오늘 모임이 출발했다"면서 "당·청 관계는 물론이거니와 당내 의원들간의 의사소통과 스킨십을 높이고 언제든지 기탄없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당의 공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소통의 광장'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 부대표는 "모임 참석자들은 당내 또다른 정파를 만드는 것처럼 인식되거나 오해를 줘서는 안된다"며 "별도의 계파나 정파의 모임이 아닌 당의 결속과 운영에 해를 끼치지 않는 '운영추' 역할을 하는 모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 부대표는 "(이 모임이) 오는 2·18 전당대회가 당의 화합,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자리로 개최되도록 노력하고 새 지도부 중심으로 당이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데 역할할 것"이라며 "나아가 5·3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데 밑거름이자 발판을 마련하는 전기가 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이른바 '광장파'로 정식 모임이 발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모임의 취지나 의미에 공감하는 더 많은 의원들을 동참시켜 다음 주 후반에 전체 모임을 열 계획이다. 이때 공식적인 명칭이나 모임의 규모, 활동방향 등 전체 틀거리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오 부대표가 전했다.
한편, 오 부대표는 "이 모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공감을 표시한 의원들이 많지만 특정 계파에 속한 의원은 가급적 제외할 것"이라며 "재선 이상 의원에게 우선 제안한 후 초선 의원들을 포함한 당내 전체 의원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통의 광장' 모임을 결성하는데 뜻을 함께 하겠다고 밝힌 의원은 강봉균·김덕규·김성곤·문희상·송영길·신계륜·오영식·원혜영·유인태·이미경·이용희·임채정·조일현·홍재형(이상 가나다순) 의원 등 14명이다.
애초 이 모임에 참여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던 한명숙 의원의 경우 이날 일본 출장으로 인해 본인의 참여의사를 명확히 확인되지 못했기 때문에 제안자 명단에서 보류하기로 했다고 오 부대표는 설명했다.
[1신 : 12일 오전 10시 55분]
여 의원 15인 "우리는 광장파! 줄서기 싫다"
'정동영계'와 '김근태계' 어디에도 줄서지 않는 '광장파'가 출범식을 가졌다.
문희상·임채정·유인태·김덕규·이용희·홍재형·원혜영·이미경 의원 등 중진급 의원들과 오영식·송영길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0명은 12일 오전 국회 정책위의장실에 모여 '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한 모임'을 열었다. 외유 등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한명숙, 신계륜, 강봉균 의원 등 5명도 모임의 취지에 공감했다고 유인태 의원은 전했다.
이날 출범한 모임은 오는 2·1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양대 계보인 정동영계와 김근태계의 당권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줄서지 않는' 이른바 무계파 의원들을 포괄해 모인 것이다.
이날 모임 참석자들은 중립과 신뢰에 바탕을 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당의 통합을 이뤄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곧 모임의 취지나 참여 범위, 활동 방향 등을 규정하는 문안을 확정하고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40여 명 참여 확대 예상... "정파 이익 아닌 당 발전 위한 모임"
이번 모임을 최초 제안한 임채정 의원은 "당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선 당 내부의 경쟁이 있어야 하지만 경쟁이 소모적이거나 지나쳐 균열적 요소를 가져선 안 된다"며 "경쟁하면서 단합하고 화합하면서 발전하는 문화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어 "자칫 잘못하면 '또 다른 계파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한쪽에선 경쟁하고 또다른 쪽에선 단합하는, 양쪽의 기능을 충족시켜 나갈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모임은 정파적 이익을 갖는 것이 아니고 당의 총체적 발전과 화합, 균형을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인태 의원은 "요즘 '소통' 문제가 많이 거론되는데 140명이 넘는 의원들간의 '소통의 장'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당 지도부가 의원들의 제대로 된 여론 수렴을 하려면 특정 정파가 아닌 '광장파'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임 의원은 "의외로 많은 의원들이 모임의 취지에 동감한다는 뜻이 많았다"며 "당의 의사가 왜곡되는 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고 대비할 수 있는 당의 소통구조라고 할까, 광장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출범한 '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한 모임'에 임종석·우상호·이광재·김부겸 등 초·재선 의원들도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어 향후 2·18 전당대회 등에 있어 이들이 어떤 견제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무계파로 출발했지만 당대 최대 계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 참석자는 "오늘은 중진들이 제안하는 자리로 초·재선 의원 상당수도 이에 호응하고 있어 총 규모는 30∼4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께 이에 대한 화답형식의 초·재선 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