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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17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세력의 통합을 통해 5.31지방선거와 대선을 승리하자`며 당의장 및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문병호, 이계안, 최용규, 지병문, 김선미 의원, 각지역 여성위원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17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세력의 통합을 통해 5.31지방선거와 대선을 승리하자`며 당의장 및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문병호, 이계안, 최용규, 지병문, 김선미 의원, 각지역 여성위원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한민국 최초의 여검사'인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전북 익산)이 당권에 도전한다. 아직까지 2·18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낸 여성의원은 조 의원이 유일하다. 윤원호 의원(비례대표)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확실친 않다.

현재 열린우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여성 의원 1명은 반드시 지도부(최고위원)에 포함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에 당선권인 5위 안에 들지 않더라도 '당연직'으로 최고위원이 된다.

하지만 조 의원은 이에 대한 불만이 크다. 최고위원직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이유로 표가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2004년 총선 전에 열린 1월 전당대회에선 이미경 의원의 경우 이 같은 인식을 뚫고 5위 안에 들어 '자력으로 지도자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7일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출마기자회견에서 조 의원은 "지난해 4월 전당대회에선 한명숙 의원이 혼자 나와서 '당연히 최고위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 때문인지 너무 득표가 안됐다"며 "여성 후보도 특혜없이 당당하게 지도부에 입성하도록 당헌도 고쳐야 표도 더 나왔을 것이고 더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기자회견장 분위기도 달랐다. 조 의원 지지를 위해 얼굴을 내민 여성의원은 김선미 의원이 유일했고 지병문, 이계안, 최용규 의원 등 남성 의원들이 다수였다.

여성 40대 기수로 유일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일찌감치 회견장에 도착한 이계안 의원은 "빨리빨리 와야지 왜이리 늦어"라며 남성 동료의원들을 향해 바람을 잡았다. "옆자리에 앉아서 매일 출마하라고 부추긴 사람이라서 나왔다(웃음)"는 이 의원은 조 의원과 함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이다. 문병호 의원은 "제일 듬직한 여성의원"이라고 치켜세웠고, 지병문 의원은 "조 의원은 같은 상임위에서 열심히 일하신다"고 덕담을 전했다.

또 재선인 최용규 의원은 "법사위 소속 의원이 2명이었을 때 둘이서 함께 고생했다. 가장 믿음직한 여성 의원"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모습을 나타낸 우윤근 의원은 "같은 법조인 출신이고 여성을 떠나서 상당히 합리적인 분"이라고 조 의원을 평가했다.

초선인 김선미 의원은 "여성의원에게도 줄서는 여성의원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조 의원은 "잘 생긴 분들 이리 오세요"라면서 "맞선 보는 사람처럼 가슴이 떨린다"고 출사표 낭독에 앞서 사진촬영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출마기자회견에서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조차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현 상황으로는 정권 재창출 또한 자신할 수 없다"며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이어 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제3기 개혁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의원은 당이 100년 정당의 기틀을 제대로 마련하기 위해 ▲조화의 리더십 ▲섬김의 리더십 ▲민주개혁 세력의 대연합 추진 ▲당청 관계의 정상화 ▲여성정치인의 참여확대를 위한 정치환경 강화 등 5가지를 주장했다.

한편 조 의원은 1·2 개각 파문 과정에서 김영춘 의원 등과 함께 반대 '서명파'를 이끌며 당의 정치적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앞장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음은 출마 선언문 전문이다.

'100년 정당 건설'과 '제3기 개혁정부 수립' 위한 통합과 승리를 일궈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조배숙입니다.

17대 총선을 불과 6개월여 남기고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목표로 열린우리당을 창당한지 벌써 2년하고도 2개월이 넘어섰습니다. 우리 시작은 대통령 탄핵에 피눈물을 흘려야 할 정도로 어려웠지만 17대 총선에서 커다란 승리를 통해 당당한 집권여당으로 우뚝 솟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조차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현 상황으로는 정권 재창출 또한 자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습니다.

우리당은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당원 동지 한분 한분이 역사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문제는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이어 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제3기 개혁정부가 들어서야 합니다. 만약 여기서 단절된다면 개혁은 더디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기로가 바로 지금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2월 18일 예정된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어 내느냐, 그래서 어려운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느냐, 또 이를 바탕으로 당이 결집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 5월 3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느냐, 앞으로의 몇 달이 우리 역사를 바로 가게 할 것인가 돌아가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성공을 믿습니다.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우리당이 개혁의 사명을 완수하고 100년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제가 그 일을 맡아보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검사로 시작한 법조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새천년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소수에 그치고 있는 지역구 출신 여성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것도 일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연말 임시지만 비상집행위원으로서 일하면서 당의 지도부로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가 생겼습니다. 저의 희망찬 욕심을 꾸짖지 마시고 격려해 주시고 도와주십시오.

저는 제가 해야할 일이 분명 있다고 자부합니다.

5·31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합과 단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집권여당으로서 우리에게 비판적인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신뢰를 쌓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목적하는 개혁의 완성 그리고 진정한 국민 통합에 다다르는 지름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저는 당이 다시 살아나 100년 정당의 기틀을 제대로 마련하고 '제3기 개혁정부'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느냐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몇 가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첫째, 조화의 리더십을 펼치겠습니다

국민통합의 정치를 목표로 하면서 당내 통합부터 삐걱거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방법론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개혁을 위해 모인 우리당은 똘똘 뭉쳐야 합니다.

저는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고 또 의견이 수렴되는 과정이 더욱 민주화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당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관철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성숙한 당문화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포용과 상호 이해의 정치 바로 조화의 리더십을 펼치겠습니다.

둘째, 섬김의 리더십을 갖추겠습니다

정치인이 국민을 이끌어 가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국민의 뜻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국민과 더불어 정치를 하는 진정한 국민 정치의 시대입니다. 국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정치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며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하자는 것이 개혁입니다. 민생을 챙기는 개혁,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개혁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이 함께 하는 개혁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국민을 가르치는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받드는 개혁 바로 섬김의 리더십을 펼치겠습니다.

셋째, 민주개혁 세력의 대연합을 추진하겠습니다

우리당은 개혁을 위해 만들어 졌습니다. 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당내 누구도 개혁을 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해 나가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혁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분열된 개혁세력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어느 정당이나 정파만의 통합이 아니라 모든 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당청관계의 정상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가장 큰 후원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제왕적 총재였던 수직적인 당청관계는 아닙니다. 당청은 건강한 협력적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당청간의 정상적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통령의 개혁인식에 공감하며 궁극적인 정치적 지향점에 찬성합니다. 그러나 현실인식에 있어서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당과 청의 간극의 원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간극은 좁힐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당·청간의 관계가 정상화되었을 때 우리당은 집권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나가갈 수 있으며 100년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또한 참여정부의 성공과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다섯째, 여성정치인의 참여확대를 위한 정치환경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깨끗하고 꼼꼼한 정치를 위해 능력있는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확대시켜 나가겠습니다. 당장 5,31 지방선거가 다가옵니다. 이 지방선거부터 불과 9.2%에 불과한 광역의회 그리고 2.2%에 불과한 기초의회에서의 여성의원 비율을 높여가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이 더 이상 남성중심사회의 비주류일 수 없습니다. 인적자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능력있는 여성정치인의 발굴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여성 스스로 자각해야 하며 또 힘을 모으고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당이 어렵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 우리에게는 50만 기간당원이 있고 144석의 국회의원이 있고, 대통령이 있으며 개혁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이 있습니다. 우리가 뭉치면 할 수 있습니다.

당내 통합 그리고 더 크게 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룰 수 있다면 가까이는 5.31 지방선거의 승리를 그리고 멀리는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로 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통합과 승리의 길로 나가는데 동참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6. 1. 17 국회의원 조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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