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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쌀비준을 반대하며 절규했던 농민들의 요구를 '자기 주장과 이익만을 관철하려는 잘못된 사례'로 생각한다면, 이는 대통령의 인식이 '심각히 문제 있다'라고 본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사진)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이같이 지적을 하며 "희망을 잃고 있는 350만 농민에게 제시되고 있는 비전이 무엇인지 답변해 달라"고 공개질의를 던졌다.

강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8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연설 내용 중 쌀개방 문제 등 농업 부분을 언급한 것에 대해 "실제 내용과 다를 뿐만 아니라 본질을 심각히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또 강 의원은 "정치권이 본질도 아닌 문제를 가지고 국정조사로 비준 분위기를 흐트려놓았다"는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참으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강 의원은 "정부가 협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전 보고와 다르게 쌀 이외 품목까지 개방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면합의 문제가 제기돼 파문이 커지자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정조사가 진행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결국 투명하지 못한 협상관행과 이해 당사자 의견수렴 조차 없이 진행된 잘못된 협상으로 인해 행정부가 국정조사를 자초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을 물었다. 또한 "'이미 실패가 예견된 협상'이었다는 농업계·통상학계의 계속되는 문제제기가 있었기에 이 또한 규명할 과제였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의 공개 질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국정조사를 제대로 못했다'고 한 것이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국정조사 자체를 '정치권의 자기 이익 관철만을 위한 잘못된 사례'로 평가절하한다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어떤 점이 '잘못된 사례'인지 답변을 촉구했다.

또 노 대통령의 발언 중 '대문을 막고 쪽문을 여는 것인데도 마치 쌀시장이 새롭게 개방되는 것처럼 왜곡했다'는 부분에 대해 "과연 이번 쌀협상 결과가 한국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외에도 ▲한미 FTA 체결시 국내 농축산업의 생산액 감소가 많게는 8조8천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아는지 ▲아세안, 캐나다, 중국 등 향후 수십개국과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사회 양극화를 야기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개방확대 정책 속에 한국 농업의 미래는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한편, 대통령의 연설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 강 의원은 이같은 상황이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통로가 봉쇄돼 있기 때문이라면 전달 시스템을 즉각 개선하고, 정부부처와 보좌진의 문제라면 즉각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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