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无錫)는 담수호인 태호(太湖)에 인접해 있는 도시로 시내 곳곳엔 농산물과 수산물이 풍부하다. 본래 우시는 주석이라는 광물이 많이 나오던 지역이었는데 한나라 초기에 모두 파내어 '주석이 없는'(无錫) 도시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소주와 남경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우시는 상하이에서 차로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상하이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면 하루 만에 삼국성 영화촬영소 등 소문난 명소 4군데를 다녀 올 수 있다.
CCTV 영화촬영소 삼국성의 '삼영전여포' 기마전
곳곳에 물이 많아 아름다워 보이는 우시의 대표적 볼거리는 삼국지 촬영장인 삼국성과 수호지 촬영장인 수호성 그리고 중국 3대 담수호인 태호의 아름다운 자연전경, 88m영산대불이다.
삼국성은 1993년 CCTV에서 중국 4대고전중의 하나인 원나라 나관중 소설 <삼국연의(三國演義)>를 84회 연속극으로 방영 한 후 남은 촬영세트장을 일반인에게 공개했고 그곳은 우시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수호성 역시 방송국에서 수호지를 촬영한 촬영세트장으로 당시 서민들의 거리모습을 볼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어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중국에서 제일 큰 청동 불상인 88m 높이의 영산대불도 우시에 위치하고 있어 보러 오는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88위엔(한국 돈으로 만 원이 넘는다)으로 비싼 입장료 임에도 불구하고 복을 빌러 찾아오는 많은 중국 관광객 물결을 보고 있으면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중국인들의 여유로움'을 보는 것 같다.
우시의 관광지 중 삼국성과 수호성에서는 방문객을 위해 여러 차례 각종 공연을 벌인다. 그중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2차례 공연되는 삼국성의 삼국지 공연이 가장 인기 있고 볼만하다. 유비, 관우, 장비 3형제와 여포의 싸움을 보여주는 '삼영전여포(三英戰呂布)'공연은 우시 방문자를 위한 대표적인 볼거리로 단연 빠뜨릴 수 없다.
방송국 촬영세트장인 삼국성에서는 오왕궁, 감로사 칠성대 등 크고 작은 수십 개의 건물과 도원, 경기장 등의 시설물도 볼 수 있다. 역시 촬영세트장인 수호성은 현재에도 많은 사극들을 촬영하고 있는 곳이다. 삼국성과 수호성은 가깝게 붙어 있어 걸어서 이동하며 천천히 돌아볼 수 있다.
'삼영전여포(三英戰呂布)' 기마전 공연은 말을 타는 다양한 기술과 기마병이 무기를 다루는 고도의 전쟁기술을 박진감 있게 보여줘 기마전을 관람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공연시간은 약 20분 정도로 짧지만 긴박감으로 시간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안 든다.
여기에 등장하는 공연 인물들의 말 타는 기술과 싸움 장면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삼국성의 '삼영전여포(三英戰呂布)' 공연은 중국 4대 고서 중 하나인 <삼국지연의>의 시대배경과 주요인물을 미리 알고 보면 한층 재미를 더 할 수 있어 실감이 난다.
중국고전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군웅축록 편에 의하면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는 도원결의(桃園結義) 장면과 동탁이 수도를 독점하는 동탁난경사가 나오고 유비 3형제와 여포가 대결하는 삼영전여포가 있다. 이 군웅축록 편 중 '삼영전여포(三英戰呂布)' 부분이 바로 우시 삼국성의 공연 주 소재이다.
이 공연내용은 '17로(路)제후연합군이 동탁(董卓:139~192)을 치려하나 여포에게 여러 장수들이 패배하여 연합군이 수세에 몰리자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직접 나서 여포와 싸워 승리를 거둔다'는 줄거리이다. 장군복장을 한 연기자들이 직접 말을 타고 직접 싸우며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당시 유럽의 영주와 비슷한 개념인 중국의 제후(諸侯)는 중국 주나라 봉건제부터 시작해서 남북조시대까지 존재한 세력으로 지방에서 영토를 사실상 소유하고, 무장병력을 갖춘 세력을 말한다. 제후17명이 연합하여(일설에 의하면 제후는 18명이 아니라 13명이란 설도 있다) 동탁을 징벌하는 전쟁이 바로 17로 연합군 동탁 징벌이고 시대적 배경은 위(魏),촉(蜀),오(吳) 3국 시대이다.
동탁과 여포 그리고 유비, 관우, 장비
그리고 이 공연 중 나오는 장군들의 면면을 이해하고 보면 더 재미있다. 역시 <삼국지연의>에 의하면 동탁은 수도에서 정권을 잡은 후 무단통치를 실시하며 여포를 휘하에 두려고 적토마를 하사하거나 조조와 원소를 자신의 심복으로 쓰려고 하였지만 후에 미인계에 걸려 여포에게 죽임을 당하는 인물이다.
공연에서 유비 삼형제와 싸운 여포(呂布)는 "말은 적토가 있고, 사람은 여포가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력이 뛰어난 장군이다. 당시 여포의 주력부대인 철기병은 그 시기 가장 강한 기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포는 루에 무리하게 '음주법'을 시행하다 매를 맞은 부하장수들의 배반으로 죽임을 당하는 인물이다.
한편 여포를 공격하는 유비 3형제는 잘 알려진 유비(劉備),장비(張飛), 관우(關羽)이다. 유비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신발돗자리를 팔아 생계를 잇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으나 어릴 때부터 학문에 뛰어 난 재능을 보인 장수이고, 장비(張飛)는 무력에서는 <삼국지연의> 등장인물 중 최고이다. 다만 성격이 불같아 나중 이 성격 때문에 곤혹을 치른다. 머리가 똑똑한 장수는 아니나 전술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
관우(關羽)는 <삼국지연의>에서 가장 멋진 최고의 장수로 나오고 현재도 중국에서 무신으로서 숭배 받는 장수이다. 관우는 전투 중 죽을 때 끝까지 의연함을 보여 모든 장군들의 모범으로 비쳐지는 장수.
"조조가 조서(詔書)라고 사칭한 문서를 각지로 보내어 각 로(路)의 제후들에게 조정대권을 찬탈하여 악행을 자행하고 있는 동탁을 토벌하자고 호소한다. 조조의 호소로 18로(路)의 제후들은 군사를 일으켜 낙양 부근으로 모여들어 군영을 설치하고 진지를 구축했는데, 그 길이가 장장 200여 리나 이어져 기세가 높고 위풍당당한 광경이 벌어졌다."- <삼국지연의> 18로제후의 동탁 토벌-
18로제후의 동탁 토벌작전은 실패하지만 <삼국지연의>에 의하면 토벌작전은 매우 중요한 전쟁으로 당시 활약하는 주요 장군들의 면면이 확연히 들어나는 전쟁이 된다.
공연의 주 소재인 <삼국지연의> 삼영전여포(三英戰呂布)는 유비, 관우, 장비 등 세 사람을 여포를 제압하는 천하제일의 장군으로 묘사하여 세 장군을 돋보이게 하였다.
고전 <삼국지연의>에서는 유비 형제 세 사람이 여포와 직접 싸움을 하지 않으나 우시 삼국성 공연장에서는 관중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삼형제가 여포를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공격하고 여포가 말 위에서 결국 쓰러지는 장면을 연출한다.
삼국성 삼국지 공연장 찾아가기
삼국성과 수호성은 모두 우시 시내에서 10km 떨어진 태호변에 위치하고 있다. 우시 버스정류장에서 삼국성 방향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30~40분정도 가면 종점인 삼국성에 도착. 택시 이용하면 약 60위안 정도 소요. 상하이에서 우시까지 고속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기차보다 상하이의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장거리 버스로 약 2시간 소요된다.
입장료는 삼국성, 수호성 두 곳을 모두 들어갈 경우 90위안이고 한곳만 들어가면 50위안. 태호에서 유람배를 타는 비용은 15위안. 배타는 시간은 20분정도. 오전 중으로 삼국성, 수호성, 태호 구경을 마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유창하 기자는 다음카페 '중국 상하이 한인 모임' http://cafe,daum.net/shanghaivillage 운영자이다. 중국 상하이의 문화,역사 등을 전하고 한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전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