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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MBC 아나운서 웹진 '언어운사' 창간식에 참석한 손석희 아나운서.
지난 17일 MBC 아나운서 웹진 '언어운사' 창간식에 참석한 손석희 아나운서.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보강 : 31일 오후 1시]

MBC 손석희(50) 아나운서 국장이 22년간 몸 담아온 MBC를 떠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MBC가 충격에 휩싸였다. 31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손 아나운서는 올해 2월 중 성신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에 신설되는 문화정보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겨 방송화법 전공 전임교수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손 아나운서는 MBC를 떠나지만, 현재 진행하는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은 계속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손 아나운서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TV <100분 토론> 진행을 맡고 있다.

MBC의 '간판 스타'인 손 아나운서가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공식화됨에 따라 MBC 내부는 큰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방송사간 경쟁에 놓인 MBC로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스타급 아나운서인 손씨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손 아나운서는 지난해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을 제치고 '국내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인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최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들은 손 아나운서의 사표를 절대 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며 설득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손 아나운서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MBC에 잔류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손 아나운서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지난해 아주 어려운 시기를 맞았고 이제 다시 일어서려고 전사적으로 노력하는 시점인데 22년간 MBC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비쳐질지 조금은 걱정된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것을 이제 결심하고 실행하는 것일 뿐 결코 MBC의 이러저러한 상황과 연결해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말해 확고한 결심을 드러냈다.

손 아나운서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원래부터 교수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손 아나운서의 측근에 따르면 그는 애초 지난해 3월 국장으로 승진될 당시부터 1년 재직을 염두에 두었다. 또 지난해 MBC를 떠나 학계로 갈 생각이었지만 MBC에 연이은 사고가 터지면서 본인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손 아나운서는 거의 모든 연락을 끊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신여대측은 손 아나운서의 교수 취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보도를 부인하고 있지는 않다. 성신여대 홍보팀 관계자는 "모든 것은 손 국장의 결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손석희 아나운서는 누구?

손석희 국장은 지난해 3월 최문순 MBC 사장 체제 아래서 아나운서부 국장으로 전격발탁돼, 연공서열을 파괴한 40대 국장급 인사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초 <시사저널>이 각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 부문에서 각각 1위로 꼽혀 '스타 아나운서'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한국대학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3년 연속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언론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토론>과 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진행하며 '목표물을 향해 공중에서 일직선으로 내리꽂히는 매'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공세적 인터뷰를 한 게 여론의 호감을 받는 큰 이유다.

손 국장은 2004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선집중> 인터뷰의 특성으로 ▲사전질문이 있어도 그대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공격적 질문은 인터뷰 대상 모두에게 해당되며 ▲공격적 진행은 구체적 답변을 얻어내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는 것 등을 거론한 바 있다.

손 국장은 지난 84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뉴스와이드>, <뉴스데스크> 등을 진행했으며 현재 <100분토론>과 <시선집중>의 진행을 맡고 있다.

손 국장은 92년 MBC 파업사태 당시 노조 대외협력위 부간사로서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20일 동안 옥살이도 경험한 바 있다.

92년 봄 MBC 노조는 ▲해고근로자 2명 복직 ▲보도·편성·TV기술국장 등 3국장에 대한 노조 추천제 존치 ▲회사측의 일방적 임금인상 철회 등에 관해 투쟁하다 같은 해 9월 2일부터 50여일 동안 뉴스·드라마 제작거부 등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파업은 '공정방송협의회'(공방협)를 설치하는 성과를 얻어 냈다.

입사 직후부터 주요 방송을 도맡았고, 한때 5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며 MBC 간판 아나운서로서의 입지를 굳히던 손 국장은 이 파업으로 지금까지 방송 민주화에 기여한 언론인으로 높이 평가된다. 그 뒤 손 국장은 파업 당시 숨막혔던 과정을 담은 책 <풀종다리의 노래>를 펴내기도 했다. 국내 방송사상 아나운서로 일하다 보도국 기자로 발령(87년 4월~89년 3월, 사회부) 받은 이도 손 국장이 처음이었다.

이처럼 노조 활동에 열성적인 이유에 대해 손 국장은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는 지난 92년 12월 월간 <말>과의 인터뷰에서 "직업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 소시민적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노조 활동을 택했다고 말한 바 있다.

손 국장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2년간 미국 미네소타 대학원 저널리즘 석사를 마치고 성균관대 겸임교수,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는 등 활발한 강의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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