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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전도연씨가 9일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취재진이 일각의 '밥그릇싸움' 질타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전도연씨가 "어떻게 문화를 밥그릇에 비유할 수 있느냐"고 대답한 뒤 특유의 표정을 짓고 있다.
영화배우 전도연씨가 9일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취재진이 일각의 '밥그릇싸움' 질타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전도연씨가 "어떻게 문화를 밥그릇에 비유할 수 있느냐"고 대답한 뒤 특유의 표정을 짓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valign=top"쌀과 문화를 내놓는 정부가 무엇이든 못 내놓을까" / 남소연 기자

"문화를 어떻게 밥그릇으로 비유할 수 있나요?"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릴레이 1인시위' 다섯번째 주자로 나선 영화배우 전도연(34)씨가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지키기를 '밥그릇 싸움'이라 비판하는 일부 여론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전씨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안성기-박중훈-장동건-최민식씨에 이어 여자배우로선 처음 거리에 섰다. 영화 <장화홍련>, <반칙왕>을 만든 김지운 감독도 함께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날도 50여명의 취재진과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몰려와 전씨 등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주최측인 '문화침략저지와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장동건씨의 1인시위 때 홍역을 치른 터라 유달리 경호에 신경을 썼다.

"문화를 지키는 영광스러운 자리"

전씨는 추운 날씨에 대비한 듯 긴 코트에 패딩점퍼까지 입고 나왔다.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는 피켓에는 "무엇을 보고 느끼겠습니까? 우리 문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고 쓰여 있었다.

1인시위에 나선 소감을 묻자 전씨는 "1인시위는 배우 개개인의 진심이 전해지는 것 같다"면서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기분이 좋진 않지만 문화를 지키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 생각하니 영광스럽다"고 대답했다. 이어 "우리 문화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습니다, 한국문화 꼭 지킵시다"라고 외쳤다.

애초 전씨의 시위는 '침묵시위'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문을 열 수 밖에 없었다.

전씨는 침묵시위를 택한 이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국민들께 알리고 싶긴 한데 그러기엔 내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고 전 세계가 찬성하고 있다, 스크린쿼터는 없어져야 할 게 아니라 모든 나라가 지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지운, 영화감독 첫 1인시위

영화배우 전도연씨와 영화감독 김지운씨가 9일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나란히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영화배우 전도연씨와 영화감독 김지운씨가 9일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나란히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함께 나온 김지운씨는 영화감독으로선 1인시위 1호다.

김 감독은 "배우들이 거리로 나서는데 감독들도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고민을 하다 나오게 됐다"며 "배우들이 외롭게 보이지 않고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1인시위에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배우가 꽃이라면 스크린쿼터는 토양"이라며 "이런 토양이 없어진다면 꽃은 조화에 불과하다"고 비유했다. 또 "문화는 영혼·정신의 쌀이고 경제적 가치로도 미래의 '쌀인'데 정부가 이를 팔았다"면서 "쌀, 문화를 내놓는 정부가 무엇이든 못내놓을까"라고 비판했다.

이날 1인시위 현장에는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격려차 방문했다. 그는 시민들이 사인해달라고 하자 "아저씨가 여기서 사인하면 저기 누나·오빠들이 집중해야 하는데 미안해진다, 대신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며 관심에 화답했다.

계속되는 1인시위... 효과도 계속 될까

연일 이어지는 톱스타들의 1인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미선(여·23)씨는 "스타의 얼굴을 통해 관심을 끌어 대중에게 어필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에 찬성하는 여론을 돌아서게 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환(남·20)씨도 "스크린쿼터 유지엔 찬성하지만 뭔가 보이기 위한 이런 방식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누리(남·20)씨는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스타들의 시위참여를 지지했다. 최봉근(남·72)씨는 "1인시위를 통해 스크린쿼터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아울러 "예술인들의 생각을 정부와 국민이 존중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시민들은 저마다 선호하는 배우 이름을 거론하며 다음 1인시위 주자가 누구일까 기대하는 눈치다. 10일 나올 배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 영화감독들의 동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10일엔 <말아톤>으로 알려진 정윤철 감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세종로 광화문을 지나던 시민들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시위에 나선 영화배우 전도연씨를 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추고 제각기 휴대하고 있던 카메라로 전씨를 촬영하고 있다.
9일 세종로 광화문을 지나던 시민들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시위에 나선 영화배우 전도연씨를 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추고 제각기 휴대하고 있던 카메라로 전씨를 촬영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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