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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날개를 모방한 다 빈치의 비행기 날개 스케치
새의 날개를 모방한 다 빈치의 비행기 날개 스케치
르네상스의 천재였던 다 빈치의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였을 뿐이다. 인간이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다시 수백년이 지나야했다. 새와 같이 자유롭게 날 수는 없었지만 사람이 열기구를 통해 비행에 성공한 것은 1783년 11월 21일이다. 열기구를 이용한 비행선은 세계1차대전 당시까지도 활용되었지만 항상 폭발과 추락이라는 대형사고의 가능성을 안고 있어 그 이후 폐기된다.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비행기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비행기
본격적으로 비행기를 이용하여 인간이 자유롭게 하늘을 날기 시작한 것은 1903년의 일이었다. 라이트 형제에 의해 마침내 인간은 최초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인간의 날고자 하는 욕망의 시원은 아마도 수억년을 걸친 진화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포유류를 걸쳐 영장류로 분리되고 다시 인류로 진화해오는 과정의 그 어디쯤에서 조류와 다른 진화의 길로 들어섰을 때 하늘을 지배하기 시작한 조류는 늘 경외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신화는 인간의 간절한 욕망을 대변한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는 인간의 날고자 하는 욕망을 잘 드러내고 있다. 미궁에 갇힌 이카루스는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이고 하늘로 날아 탈출하려 하지만 새처럼 나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여 하늘 높이 올라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태양 가까이 올라 결국 날개를 붙인 밀랍이 녹아 떨어져 죽게 된다.

아파트 숲 사이로 날아드는 재두루미
아파트 숲 사이로 날아드는 재두루미 ⓒ 이현상
하물며 날개없는 인간이 이러할진대 재두루미는 얼마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어할까? 김포 홍도평의 재두루미는 아파트 숲을 배경으로 날아다닌다. 그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 않는 아파트 자체만으로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모양이다.

무리 사이로 내려앉는 재두루미
무리 사이로 내려앉는 재두루미 ⓒ 이현상
재두루미는 내려앉기 전 적당한 착륙지점을 고르면서 선회 비행을 한다. 이를 서클링(circling)이라고도 한다. 선회 비행을 통해 주변에 위험 요소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적당하고 안전한 착륙지점을 선택하는 것이다. 동작이 크고 우아하기 때문에 재두루미의 이착륙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다. 단아한 청회색의 몸빛깔을 뽐내며 들판에 내려앉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선계(仙界)로부터 날아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재두루미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재두루미 ⓒ 이현상
재두루미는 이륙하기 전에 독특한 동작을 보인다. 목을 앞으로 쭉 빼면서 발로 땅을 박차고 도약한다. 보통 목을 앞으로 쭉 빼면서 두루미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도약중인 재두루미떼
도약중인 재두루미떼 ⓒ 이현상
재두루미가 무리지어 먹이를 먹을 때는 보통 한 마리는 고개를 들고 망을 본다.그러다가 위험요소를 발견하거나 더 이상 먹이가 없어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할 때가 되면 동료들에게 '뚜르르~' 하는 울음소리로 알리며 날아가자고 신호를 보낸다.

막 날아오른 재두루미
막 날아오른 재두루미 ⓒ 이현상
재두루미는 대형조류라서 이륙과 착륙에 많은 체력을 소모한다. 수시로 이착륙을 반복하는 오리나 기러기류와는 달리 여간해서는 이착륙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만큼 이착륙이 힘들기 때문이다.

무리지어 비행중인 재두루미떼
무리지어 비행중인 재두루미떼 ⓒ 이현상
재두루미는 보통 가족 단위로 생활하지만 여러 가족이 함께 비행하는 경우가 많다. 재두루미 가족은 2마리에서 많게는 4마리로 구성된다. 만약 4마리 이상이라면 그것은 복수의 가족이 무리를 이루어 함께 비행하고 있는 것이다.

삼각산을 배경으로 비행 중인 재두루미
삼각산을 배경으로 비행 중인 재두루미 ⓒ 이현상
새들은 일단 기류를 타면 큰 날갯짓 없이 비행할 수 있다. 특히 대형조류일수록 기류를 이용한 비행술에 능숙하다. 재두루미 역시 이륙과 착륙시에는 빠르게 날개짓을 하지만 어느 정도 고도를 높이면 안정적인 비행에 들어간다. 무리지어 날고 있다면 대장이 선두에 서서 무리를 이끈다.

홍도평의 일출과 재두루미
홍도평의 일출과 재두루미 ⓒ 이현상
재두루미가 자유롭게 날고, 평화롭게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곳, 바로 그런 환경이 인간들에게도 가장 안전한 환경인 것이다. 그들이 날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꿈도 이미 추락한 것이다. 재두루미, 그들을 자유롭게 날게하자!

재두루미 관찰, 어떻게 하나요?

홍도평의 재두루미가 여러 지면을 통해 소개되어 있어서인지 간혹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다음의 요령을 지켜주시면 새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1. 무리하게 접근하지 않는다. 특히 고개를 들어 경계한다면 더 이상 접근하지 않는다.
2. 차량 이동시 정지, 운행을 반복하지 않는다. 차가 정지하면 재두루미는 긴장합니다.
3. 차량 경적을 울리거나 큰소리로 먹이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4. 우호적인 감정과 몸가짐도 중요합니다.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공격성을 감지합니다.
/ 이현상

덧붙이는 글 | 필자의 홈페이지 http;//www.iskra.co.kr에서 좀더 크고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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