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마을'로 알려진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 한복판에서 꽃망울을 터트린 매화를 보는 행운을 얻었다. 봄에 제일 먼저 핀다는 매화꽃을 보니 어느덧 겨울이 가고 봄이 온 것을 실감하게 된다. 겨울을 이겨낸 매화나무에는 어느새 여러 꽃송이가 달려 있었다.
어저께 내린 봄비가 매화꽃의 생기를 더 북돋운 것일까?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달린 꽃망울이 곧 수많은 매화꽃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오늘(16일) '양반마을'에 들러, 일찍 핀 매화꽃을 본 것이다.
양동마을은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조선시대 전통가옥이 잘 보존된 마을이다. 대규모 기와집 50여 채가 잘 보존돼 있고 초가집들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통마을이다. 그래서 마을 전체가 민속자료(제189호)이며 보물로 지정된 건물도 4개나 된다.
지난해부터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할 정도다. 양동마을은 다른 민속마을과 달리 살아 있는 마을이다. 대다수 전통가옥에 사람이 산다. 사람이 살면 건축물이 더 잘 보존된다. 이를 '활용보존'이라 한다. 그래서 인간생활이 있는 양동마을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 마을에는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한국철도공사가 동해남부선을 이설하면서 양동마을 앞으로 높이 10m짜리 철교를 세울 것이라는 소식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걱정스런 마음이 앞서 이 마을에 들른 셈이다. 철교건설계획은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마을의 중요한 화제 거리가 있었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 계획을 수정해야한다는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주변 경관과 전통마을을 보존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문화재청도 이런 명분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관계당국의 지혜로운 선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