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에는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있어, 한눈에 지형별 특성을 볼 수 있게 했다. 툰드라, 숲, 초원, 산악지대, 침엽수림, 습지, 사막, 농지, 강과 호수를 구분하는 표본과 나라끼리의 경계선, 분쟁지역을 알리는 선을 표본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이 책을 어떻게 구분해 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각 대륙은 둘 또는 셋으로 나누어 14개로 분리하였다. 그렇게 분리된 지역은 지도와 함께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적 특징으로 설명한다. 또, ‘알고 있었나요?’ 라는 코너에서는 그 지역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이 글들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설명에 해당하는 지명을 찾으려고 지도를 자세히 살피게 된다.
또, 이 지도책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가 있다. 그것은 아주 작은 세계지도에 그 페이지에 그려진 해당 지역을 빨간색으로 칠해 놓은 것이다. 이 작은 세계지도 덕분에 책을 읽다말고 앞 페이지를 뒤지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부분과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심한 배려이다.
초등학생이 쓰는 사회과 부도와 비교해 보았다. 이 책은 위도와 경도를 포함한 잔금들을 없애고 등고선을 과감히 생략하여 훨씬 깔끔하고 친근하게 꾸며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아이와 지도를 찾아 볼 때 위도나 경도, 등고선까지 살펴보는 일은 별로 없다. 대부분 나라의 위치를 찾거나, 어떤 바다를 끼고 있으며 어느 대륙에 자리 잡고 있는지를 찾는 정도이다.
그런데 사회과 부도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에 비해 과도한 친절을 베풀고 있어, 도리어 시선을 복잡하게 한다. 한편으로는 색상표시를 단순히 등고선에 의지하여 높낮이만 나타냈기 때문에 해당지역의 기후 따위를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에 비하면, <울퉁불퉁 세계지도>는 지형적 특성과 시각적 효과 살려 그 지역의 특성과 기후 짐작케 한다.
이렇게 과감히 생략할 것은 생략하여 단순화 하는 것, 거기에 약간의 변형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감히 시도하기 어렵다. 덕분에 아이들은 지리를 보는 감각을 키울 수 있을리라 본다.
보지도 않고 활용하지 않는 지도책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도책은 좀 지저분하게 보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책을 읽다가 찾는 것이 지도 책이어야 하고, TV를 보다가도 찾아야 할 것이 지도책이다. 또한 지도책은 기능성이 중요하다. 아끼지 말고 각자 필요에 따라 적절한 표시를 해가며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지도책을 장난감처럼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던져주기를 권한다. 정 아깝다 싶으면 세계지도를 복사해 지도수첩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메모를 할 수 있게 하자. 그러면 이 지도수첩은 아이들에게 소중한 보물지도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울퉁불퉁 세계지도 / 니콜라스 헤리스 지음/ 디딤돌 펴냄
대상 초등전학년
리더스 가이드와 알라딘에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