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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강변에 또 다른 곳에 또 하나의 봄소식을 준비하는 산수유나무의 노란 꽃망울이 있습니다. 매화가 도시의 아가씨를 닮았다면 산수유는 소박한 시골아가씨 같습니다.
도시를 닮은 매화가 유행에 민감한 듯 벌써 피고 있는데 시골 아가씨는 꽃망울만 간직한 채 피우지 않고 기다립니다. 조심조심 그 안에 세상에서 가장 고운 노란빛을 간직한 채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나 "탁"하고 피어오를까요? 3월은 넘겨야겠죠.
매화도 산수유도 스스로 피어야 할 시기를 압니다. 매화가 피었다고 산수유가 따라가지 않지요. 그저 묵묵히 자신의 때를 기다립니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정확한 시기를 알고 꽃을 피어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만이 때를 모릅니다. 나서야 하는지 물러나야 하는지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도 때를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선인들이 끊임없이 자연을 통해 배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철없는 사람도 많고 나서지 말아야 할 일에 나서는 사람도 많은 듯합니다.
곧 있으면 지방자치단체선거라고 하던데 여기 저기 때를 모르고 나서는 사람도 많고 물러나야 하는데 고집을 피우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뒤돌아 보고 내가 지금 나올 때인지 물러나야 할 때인지 자연을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때를 알고 핀 매화에게 한 수 배우고 돌아옵니다.
덧붙이는 글 | 섬진강에 매화는 이번 주말쯤 피기 시작해서 3월 초에 절정을 이룰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