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는 독자가 참여해 완성해나가는 '팬 픽션(fan fiction)' 형식의 '함께 만드는 뉴스'를 선보입니다. '함께 만드는 뉴스'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올 수 있는 주제나 사안에 대해 기자가 전후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에 대해 독자들이 직접 주인공 또는 조언자의 입장에 서서 의견을 제시합니다. 이후 독자들이 남긴 의견을 반영하면서 최종적으로 기사를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주제는 취임 3주년을 맞은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평가 이야기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신화의 시작... 2002년 3월 16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광주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노무현 후보가 노사모회원들과 승리의 V자를 그리고 있다. 이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노풍'이 불기 시작, '바보 노무현'은 결국 '대통령 노무현'까지 이르게 된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바보 노무현. 지금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나 묘한 감정선의 굴곡을 느낄만합니다.

적어도 2002년 대선 때까지만 해도, 이 말은 하나의 뜻을 품고 있었습니다. '소신을 지키는 뚝심있는 정치인'의 대명사였습니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희생하는 보기드문 '이타적인 행동'의 표상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희망 정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2000년 4·13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노무현은, '금배지'를 잃은 대신 '별명'을 얻었습니다. 바보 노무현. 그것은 92년 14대 총선, 95년 부산시장 선거에 이어 세번째 부산에서 고배를 마신 그에게 붙여준 훈장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낙선 인터뷰'에서 "바보의 반대는 기회주의와 편의주의"라며 "이를 청산하기 위해 집요하게 매달려온 게 내 정치인생"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런 그가 정작 금배지보다 훨씬 큰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얻은 뒤 별명을 잃어버릴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 누구도 '대통령 노무현'을 이전의 '바보 노무현'이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애증의 정도 차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를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도 복잡미묘한 감정에 빠져 '지지'와 '지지 철회' 사이를 냉·온탕 드나들 듯 합니다. 이유야 제 각각이지만, 이미 등을 돌린 지지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는 2006년 2월 현재 '바보 노무현'은 정치용어 사전에서 사문화되고 있습니다. 야당의 '대통령 조롱하기'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이전 지지층 일각에서조차 대통령 노무현을 '진짜 바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노무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졌다던 이들이, 지금은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토로합니다.

3년 전 2월 25일... 2003년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승용차에 올라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취임한 그였지만, 이날 취임식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었다.
ⓒ 오마이뉴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던 저 또한 대통령 노무현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막막한 게 사실입니다. '평가 유보'라고 즉답을 피하면, 더욱 집요하게 파고드는 지인들의 질문 공세에 부닥치면 곤혹스럽기까지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도대체 제대로 한 게 뭐가 있느냐."
"뭐든 대통령이 잘 못했다고 하는데, 설득력 있는 비판 근거를 대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저는 극단적인 두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할 말을 잃어버립니다. 그 평가의 극과 극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한 쪽에선 냉소가, 다른 한 쪽에선 아집이 느껴집니다.

200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포장마차 술자리에게 누군가 제게 '선거평'을 물었습니다. 저는 "시대의 흐름에 떠밀려 당선된 대통령"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보 노무현'에게 빚을 졌던 유권자들이, 이제는 거꾸로 그에게 '시대의 빚'을 지운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대통령 선거의 의미를 너무 평가절하한 것 아니냐고 반박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주관적인 평가일 수도 있지만, 그 '시대의 빚'을 갚는 소임을 '바보 노무현'식으로 하지 못한 게 '지지 유보'나 '지지 철회'로 나타난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한 개인이 아닌 공인, 더욱이 최고 권력자에 대한 평가가 '호감'과 '비호감'이라는 이분법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을 겁니다. 또한 '호감'이건 '비호감'이건 간에 그 이유 또한 100인 100색일 겁니다. 당신은 어떤 색깔인가요?

당신의 '노무현 지지'는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지 철회나 지지 유보 상태는 아닌가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당신은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셨나요? 아니면, 변함없이 그를 지지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래 '독자의견' 란에 여러분의 의견을 적어주십시오. 이후 여러분의 의견과 추가취재 등을 바탕으로 이 기사를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지난 1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취임 3주년을 맞는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