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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통회 및 통일강령 적용중지 문서에 서명하는 천수이볜 대만 총통.
국통회 및 통일강령 적용중지 문서에 서명하는 천수이볜 대만 총통. ⓒ 대만(중화민국) 총통부 홈페이지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은 중국의 무력침공을 가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광(漢光) 22호'를 오는 4월에 실시하는 데 이어, 7월에는 총 5만 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중국(중화인민공화국)도 군사적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5일 궈보슝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전군의 경계태세 및 군사훈련 강화 방침을 밝혔으며, <해방군보>는 최근 광저우·선양·청두·베이징 4대 전구(戰區)에서 3군이 합동훈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대만, 군사적 카드 암시

이처럼 양안 긴장이 최근 부쩍 고조되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특별한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관측하는 것은, 양안 관계가 단순히 중국-대만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만 배후에 있는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만이 최소한 미국과의 암묵적 교감도 없이 독단적으로 양안 긴장을 조성하리라고는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가까운 시일 안에 양안 긴장이 특별한 사태로 발전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 상황에서 동북아 혹은 동아시아의 현상변경이 미국의 국익에 현저히 배치되기 때문이다. 역내(域內) 패권 유지에도 급급한 미국에 있어서, 갑작스러운 현상변경은 중대한 전략적 과부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역내에서 2개의 긴장 구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 가지는 북·미 핵 문제고, 또 한 가지는 양안 문제다. 그런데 지금까지 미국은 양안 문제에서 모호한 중립(말로는 중국 지지, 행동으로는 대만 지지)을 표방하는 방법으로 핵 문제에서 중국 측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적어도 핵 문제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중국을 협력자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핵 문제가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의 '돌발적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면, 미국으로서는 핵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협력을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적어도 북·미 핵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기 전까지는 미국이 어떻게든 양안의 사태 발전을 제어하려 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북미관계 해결 전에는 양안 전쟁 힘들어

그렇다면, 최근 양안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당장 양안에서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미국이 긴장 고조를 내버려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점은 크게 2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미국이 최근의 양안 긴장을 내버려두는 것은, 폭발 단계에 이르지 않는 한 적당한 긴장의 유지는 미국의 역내 패권을 유지하는 데에 긍정적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국제질서의 변화기를 맞아 남북한·중국·일본·대만 등이 저마다 '딴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들을 단속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긴장 구도를 일상화하는 것이다. 미국으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우월한 군사·경제력으로 역내 국가들을 제압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으므로 차선책으로 긴장의 확대·재생산이라는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긴장 구도를 잘못 통제해서 전쟁 단계로까지 발전하면 '낭패'를 보겠지만, 적당한 긴장은 역내 도전자들의 행동반경과 관심을 적절히 통제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양안 관계가 전쟁상태로 발전하지 않는 한, 적당한 범위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 유지는 미국 패권에 도움

둘째, 미국이 최근의 양안 긴장을 내버려두는 것은, 미국이 한반도문제 특히 북미관계에서 더는 긴장을 증폭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바로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미국이 역내 패권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시키려면, 대만과 한반도에서 끊임없이 긴장을 조성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전개되는 북·미 대결의 양상으로 볼 때에, 미국은 더는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크게 증폭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물론 지금도 끊임없이 북한을 압박하고는 있지만, 미국이 현 상황에서 군사적 카드 등으로 압박을 증폭시키는 것은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대북 압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북한의 '돌발 행동'을 자초하게 되면, 6자회담 구도는 물론 자칫 동북아 패권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에서의 긴장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데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그 대책으로 양안에서라도 긴장을 '즐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긴장 증폭 힘들어

앞서 강조한 바와 같이, 이는 미국이 북한과의 긴장 구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앞으로 북미관계가 점차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설명한 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까운 시일 안에 양안 관계가 전쟁상태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 왜냐하면, 그것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양안 긴장을 내버려두는 것은, 역내 패권 유지에 적당한 긴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긴장 구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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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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