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사실 고심이 많았다. (아프리카 순방을 마친 뒤 비행기) 트랙을 내려오신 순간부터 복잡한 국내 정치현실과 (이해찬) 총리 문제로 굉장히 고심 많이 하셨다. 어제(14일) 2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대통령은) 이 총리의 위임 쪽으로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았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사진)은 15일 오전에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날(14일) 이해찬 총리의 거취문제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단독 회동한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정 의장은 "(대통령에게) 여당 의원들의 진솔한 의견을 가감없이 말씀드렸고, 국민의 대지위에 봄햇살을 비춰야 하며 민심에 입맞춰야 한다는 당의 의견에 대해 대통령께서 깊이 경청하신 뒤 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유임'과 '경질' 여부를 놓고 마지막까지 깊이 고심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정 의장은 "대통령께서는 해외순방 중에 의원들이 (이 총리 문제를 놓고) 극력 자제하고 일사분란한 화합과 단합된 모습을 보인데 대해 '잘된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며 "이번 파문의 전말을 보면서 국민들이 공직자와 정치권에 기대하는 투명성의 요구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다시한번 국민을 두려워하는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초심과 하심을 잃지 말고 처음 당을 시작했던 자세로 실천해 나간다면 국민이 열린우리당에게 기회를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근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이 모두를 위해 결단했고, (이에) 신뢰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며 "여러 회유와 주저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새롭게 전진하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당의 입장을 존중해서 건의를 수용해준 대통령께 감사드리고 지난 10여일 동안 지도부를 믿고 조용히 고민해준 우리당 의원들에게 감사한다"면서도 "일 잘하는 총리를 잃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