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박용만 전 부회장(사진)이 결국 참여연대에 무릎을 꿇었다. 17일 ㈜두산 주주총회에서 사내 이사 후보로 추천됐던 박용만 전 부회장이 이사직을 포기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박용만 전 부회장이 ㈜두산 이사로 추천된 것과 관련해 참여연대는 주총에 참석해 "박용만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은 14일 오후 참여연대에 박용만 전 부회장의 이사 사퇴 사실을 전달하고, 주총에서 진행될 정관개정안 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는 지난 2일 두산그룹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는 박용만 전 부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두산 이사로 추천되자 "두산그룹이 회장제 폐지와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고도 형제의 난 관련 범죄 행위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박용만 전 부회장을 이사로 추천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태"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두산그룹은 총수 일가의 형사 재판 선고를 앞두고 1월 19일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을 통해 ▲3년 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과 내부거래위원회 설치▲사외 이사 후보 추천위원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 운영 ▲서면 투표제와 준법감시인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두산그룹 홍보실 김진 사장은 "박용만 전 부회장이 스스로 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혀 결정된 일"이라면서 "여론이 좋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 박용만 전 부회장이 ㈜두산 이사 후보에서 사퇴함에 따라 참여연대는 17일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이수정 간사는 "박용성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은 철회됐지만 다른 계열사의 경우 지배주주 일가의 영향력은 아직 막강한 상황"이라면서 "두산이 약속한 대로 지배구조개선 작업을 진행하는지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