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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땅끝의 풍경
봄이 오는 땅끝의 풍경 ⓒ 나천수


춘투(春鬪)

글/나천수

봄이 오려고 저리 난리인가.
겨울이 가지 않으려고 연좌데모 하는가.
계절이 바뀌는 광장에서
바람은 바람대로 아우성 소리치고,
눈(雪)은 눈대로 최루탄 가루처럼 맵게 흩날리면서
겨울과 봄이 맞붙어 몸싸움 春鬪를 하고 있다.

겨울은 하얀 어깨띠 차고
봄은 붉은 머리띠 메고
서로 저온 불평의 연좌데모를 하는데
둘이 서로 연대 투쟁하는 春鬪인지
기온 상승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어느 편에 박수를 쳐야할지 모르겠다.

겨울은 겨울대로 선점의 자리 지키려 하고
봄은 봄대로 제몫 찾으려하고
허파속의 바람 힘껏 불어내어
겨울은 봄을,
봄은 겨울을 날려 보내려 한다.
광장 밖으로 쫒아 내려한다.

그래서 春鬪가 시작되면
목이 쉰 고함소리 바람만 불어 대나 보다.
체감 온도가 그리 춥나보다.

허파속의 바람 다 불고 나면
기진맥진하여 봄도 겨울도
머리띠, 어깨띠 벗어 놓고 다 죽거늘...

2006년 3월 초순일 꽃샘추위 춘투장에서

덧붙이는 글 | 오마이 독자를 위한 남도 꽃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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