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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연천의 임진강 여울은 두루미들에게 천혜의 서식처이다. 강추위에도 여울이 얼지 않고 민통선지역인 탓에 인적이 드물어 두루미들이 안심하고 쉬거나 먹이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천지역 임진강 상류 일대는 전 세계에서 1천여마리 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인 천연기념물 202호인 두루미와 203호인 재두루미의 주요 서식처가 되고 있다. 지난 2000년경부터 3~4마리의 두루미 개체가 발견된 이 후 해마다 급격히 증가해 지난 1월 20일 겨울철새 동시조사에서 두루미 141개체, 재두루미 86개체로 모두 227개체가 월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임진강변 율무밭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두루미 가족
ⓒ 이석우
이곳의 두루미는 대부분 임진강의 얕은 여울과 주변 산간지역인 율무 밭에서 채식을 하고 있는 특이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연천율무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두루미들은 임진강일대 민통선지역 어느 곳에서나 쉽게 율무 밭을 찾아 먹이를 구할 수 있다.이들이 임진강의 여울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휴식을 취하며 잠자리로 이용하는 이유는 주변에 가까운 농경지와 율무 밭을 채식장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연천지역에 서식하는 두루미는 율무를 주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 이석우
그러나 이 곳에 임진강 댐으로 불리는 군남홍수조절지가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 해 건교부와 수자원공사에서는 연천군 군남면 일대 임진강 본류에 총저수용량 7160만톤, 총사업비 2888억원을 들여 높이 26m, 길이 656m 규모의 군남홍수조절지(임진강댐)를 2009년까지 건설하기로 했다. 이 댐이 건설되면 임진강의 얕은 여울이 없어져 결국 두루미들의 서식지가 없어진다.

두루미는 경계심이 매우 강해 시야가 넓게 트인 벌판이나 적으로부터 접근을 막을 수 있는 물가를 좋아하기 때문에 담수로 수위가 높아져 여울이 없어지면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휴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담수기인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담수를 해 횡산리 여울과 삼곶리 여울의 수위를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공적인 서식환경으로 대체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두루미는 절대로 인공적인 시설에 의해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댐이 건설되면 이동 거리가 멀어져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에 서식이 힘들고, 두 여울이 물에 잠겼다 빠졌다를 반복하면서 갈대밭이나 버드나무 군락과 같은 토사 습지화 되면 두루미들은 결국엔 휴식처를 잃고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진강댐 건설의 필요성도 있겠지만 환경, 생태적인 파괴는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댐건설이 불가피하다면 담수를 하더라도 두루미가 월동하는 시기인 10월말부터 3월초까지라도 여울이 보전될 수 있도록 최소의 담수가 필요하다. 영농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모내기철인 5월까지만 어느 정도 담수를 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다. 문화재청에서도 천연기념물 서식지 보전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두루미서식지 보전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2006년3월8일 중앙일보에 "임진강댐 건설 … 두루미 보전책도 고려해야"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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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기자는 경기연천에서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보전활동가로서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 뉴스매거진21(www.newsmagazine21.com)발행인,지역인터넷신문인 연천동두천닷컴(www.y-ddc.com)을 22년째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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