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처음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할 뜻을 밝혔습니다. 강 전 장관은 어제 연세대에서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출마를 할 것이며, 4월 5일 경에 선언을 할 것이라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4월 5일 일까요?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서는 이를 '티저 광고기법'으로 분석하더군요. 새로 출시할 차를 카버로 덮어두고 몇 월 몇 일에 공개하겠다며 궁금증을 잔뜩 부풀려 놓는, 그런 광고기법이라는 겁니다.
어쨌든 선거에서 후보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가능한 한 늦게 노출되는 게 낫지요. 특히 강 전 장관처럼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후보는 더욱 더 그렇겠지요. 대중에게 노출이 오래되면 그만큼 후보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정적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기간도 길어지니까요.
활자매체에서 영상매체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선거전도 머리 아픈 정책대결보다는 눈이 즐거운 이미지의 전쟁으로 변해가나 봅니다. 강 전 장관이 정책마련에 앞서 옷부터 맞춰놓고, 또 야당에서 출마도 안 한 그의 패션부터 걸고 넘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영상의 시대에 이미지 관리를 하는 거야 탓할 게 못 되겠지만, 여당 후보로 나오면서 시민후보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은 그다지 정직해 보이지 않네요. 또 이미 법무부장관으로 참여정부에 몸을 담은 적이 있고, 바로 그 경력을 배경으로 삼아 서울시장에 도전하시는 분이라면 마땅히 집권여당의 후보로 선거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어쨌든 강 전장관의 출마는 흩어진 열린우리당 지지층을 일거에 결집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강 전 장관은 '여당'의 후보로서 '여당'의 공과를 짊어지고 선거전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요? 원칙을 지켜야 선거에 져도 아름답고, 선거 이겼을 때에는 그 승리가 정당하게 '여당'의 승리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