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생각했던 서른다섯살의 한 가장이 한명숙 국무총리 지명자(사진)가 살아온 인생 여정에 관한 글을 읽고서 "삶에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댓글을 남겼고, 이를 읽은 한 총리 지명자가 "아까운 젊음을 결코 포기해선 안된다"는 답글을 전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다.
화제가 되고 있는 '댓글'은 한 총리 지명자의 홈페이지(www.happyhan.or.kr)에 한 지명자가 걸어온 인생의 길을 '미니 자서전'으로 정리한 '걸어온 길' 코너에 실려있다.
지난해 10월 26일 등록된 이 글은 총 10편으로 나눠져 있다. 문학소녀로서의 한 총리 내정자의 모습부터 현재 남편 박성준 교수를 만나서 13년을 기다리게 된 인생 여정, 지난 1970년 여성운동에 발을 딛게된 배경, 마흔한 살에 얻은 늦둥이 이야기 등 삶의 역정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ID '감사합니다'라고 쓴 누리꾼은 30일 오전 마지막글 '쏘지 마! 쏘지 마!' 편에 댓글을 달았다. 그는 자신을 "서른다섯의 가장"이자 "자살을 진지하게 하루에 몇 번을 생각하는 못나디 못난 아비이며 남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직장을 떠난 지 벌써 3개월이 넘었는데 아침에 출근한다고 피시방으로 간다"며 "뉴스검색하다 총리님이 궁금해서 들어왔는데 글을 읽고 눈물이 저도 모르게 흐른다"고 적었다.
그는 "고진감래라고 했는데, 저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겠다, 부디 처음처럼…"이라고 글을 마쳤다.
이에 한 총리 내정자는 "죽음을 생각하신다는 말씀이 너무 마음에 걸려 몇 번을 망설이다 글을 남긴다"며 "서른다섯의 아까운 젊음을 결코 포기해선 안된다"고 답했다.
또 한 총리 내정자는 "저 역시 가난하게 살아왔고 누구보다도 가난이 주는 아픔을 잘 알고 있지만, 저는 가난을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으로 여기고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려고 노력해 왔다"며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무거운 절망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희망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그리고는 한 총리 내정자는 "먼저 아내분과 상의하라"고 권하면서 "가장 힘들 때 가장 힘을 주는 사람은 가족"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 총리 내정자는 "실직의 고통이 어디 님 한 분만의 시련이겠습니까, 직장을 잃고 방황하고 계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그저 부끄럽고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처음처럼…'이라는 님의 마지막 말씀 늘 가슴에 새겨두고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오직 국민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누리꾼과 한명숙 총리 내정자가 주고 받은 댓글 전문.
'감사합니다' "저는 서른다섯의 가장입니다. 직장을 떠난 지 벌써 3개월이 넘었는데 아침에 출근한다고 피시방으로 갑니다. 자살을 진지하게 하루에 몇 번을 생각하는 못나디 못난 아비이면 남편입니다. 뉴스검색하다 총리님이 궁금해서 들어왔는데, 글을 읽고 눈물이 저도 모르게 흐르는군요. 고진감래라고 했는데, 저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겠습니다. 부디 처음처럼…."
'한명숙' "위 댓글의 '감사합니다'님께
존함을 알 수 없어 이렇게 필명으로 부르겠습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에 짬을 내어 제 홈페이지에 들렀다 님께서 남긴 글을 보았습니다. 죽음을 생각하신다는 말씀이 너무 마음에 걸려 몇 번을 망설이다 글을 남깁니다.
저 역시 가난하게 살아왔습니다. 누구보다도 가난이 주는 아픔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난을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으로 여기고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서른다섯의 아까운 젊음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됩니다.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절망이 무거운 것은 버리라는 의미입니다. 지고 가지 마십시오. 무거운 절망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희망이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먼저 아내 분과 상의 하십시오. 가장 힘들 때, 가장 힘을 주는 사람은 가족들입니다. 님께서 가진 어려움을 아내와 나누어 가지십시오.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하십시오.
실직의 고통이 어디 님 한 분만의 시련이겠습니까. 직장을 잃고 방황하고 계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그저 부끄럽고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처음처럼… 이라는 님의 마지막 말씀 늘 가슴에 새겨두고,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오직 국민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명숙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