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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문을 낳은 개그맨 이휘재의 손가락 욕설 장면.
최근 파문을 낳은 개그맨 이휘재의 손가락 욕설 장면. ⓒ kbs
지상파 방송3사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틀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상상플러스>(KBS)가 최근 지나친 선정성과 진행자들의 경박한 언행 등으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상상플러스>는 최근 '세대공감-올드 앤 뉴'라는 코너를 통하여 가수 출신 탁재훈과 아나운서 노현정을 인기스타로 급부상시켰다. 매주 시청률 25%를 상회하는 고공행진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차 초심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른말 사라지고 비속어 넘쳐나고

가장 큰 문제는 진행자들의 지나친 말장난과 재담만을 부각시키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세대간의 언어 격차를 줄이고 바른 우리 말을 전파한다는 초기의 기획 의도는 무색해진 지 오래고, 어느새 진행자들의 개인기 열전과 매주 최신 개봉작의 홍보 무대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 강하다.

<상상플러스>의 작은 코너로 출발했던 '올드 앤 뉴'는 초기만 하더라도 기획의도와 대중성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균형이 있었다.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게스트를 출연 시키지도 않았고, 프로그램의 취지에 걸맞게 진행자들도 적절한 언어 사용과 우리말 전달에 대하여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가고 코너 자체가 <상상플러스>의 메인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런 균형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엄격한 '우리말 전달 도우미' 역할에 충실하며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던 노현정 아나운서가 스타로 급부상하면서, 제작진은 노현정의 '얼음 공주' 같은 아나운서 이미지를 점점 강조하면서 프로그램의 균형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상상플러스>에서 현재 노현정의 존재 가치라는 것은, 더이상 우리말 전달 도우미라기보다는 매주 남자 진행자들과 게스트들을 위한 '재담의 대상'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녀의 '얼음 공주' 이미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오락적 컨셉트가 되어 버렸다.

'손가락 욕' 해프닝은 상징적 사고

지난 4일 방송에서 패널 중 한명인 이휘재의 부적절한 '손가락 욕' 파문도 갑작스레 벌어진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진행자들의 경솔한 언행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데 이휘재, 탁재훈, 신정환 등 남자 진행자들의 탁월한 언변과 애드리브가 많은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지나친 비속어, 반말, 지나친 애드리브와 과장된 액션으로 프로그램 자체를 산만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편안하다고는 하지만, 방송 중에 동료에게 '장난으로라도' 손가락 욕을 한다거나, 다른 진행자의 말을 중간에 가로막고 무안을 준다거나 하는 상황은 철저한 순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보기 힘든 무례한 경우다. 그것은 그만큼 '올드 앤 뉴'의 산만한 분위기가 그만큼 방송에 대한 인식조차 희미하게 만들만큼 위험수위에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상상플러스>의 정체성은 오락프로그램이고, 오락프로그램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기본과 균형이다. 지금처럼 방송 프로그램이 일부 남자 진행자들을 위한 '그들만의 놀이터'로 전락해 버려서는 곤란하다. 인기도 오래되면 정체한다. <상상플러스> 제작진이 지금의 시청률에 도취되어 있을 때가 아니라, 다시 초심을 되새겨 보아야할 이유다.

이휘재 방송 도중 '손가락 욕' 공식 사과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TV 오락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이 '손가락 욕'을 한 장면이 방송돼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출연진인 이휘재는 곧바로 공식 사과했다.

4일 KBS 2TV <상상플러스>에서는 이휘재가 동료 출연진 정형돈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위로 드는 욕'을 한 장면이 방송됐다. 순간적으로 지나갔기 때문에 '승리의 V' 표시처럼 보이기도 해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 장면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휘재는 5일 소속사를 통해 "방송에서 그런 행동을 보인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워낙 편안한 분위기에서 녹화가 진행되다 보니까 무의식 중에 그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형돈씨에게 욕을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며 "분위기가 좋은 상태에서 장난을 친 것뿐이지만 분명히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형돈은 게임 도중 정답과 비슷한 단어를 말했지만 진행자인 노현정 아나운서에게 답이라고 말하지 않아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이휘재가 곧바로 정답을 맞혔고, 이를 안타까워하는 정형돈에게 '손가락 욕'을 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방송 흐름과 분위기를 고려할 때 해당 장면은 욕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고 이휘재씨가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고 여겼다"라며 "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장면이 나간 것에 대해서는 사과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방송 후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 장면이 담긴 영상과 화면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휘재를 비난하는 글도 각종 사이트에 이어지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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