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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전법무부장관은 5일 오후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출마선언을 했다.
강금실 전법무부장관은 5일 오후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출마선언을 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보강 : 5일 오후 4시 20분]

"처음 봄을 맞는 것처럼 하늘도 파랗고 빛도 따뜻하고 오는 길에 벚꽃, 개나리가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항상 오는 봄이지만 다시 봄날을 맞을 때마다 다시 시작하는 설렘을 갖습니다. 제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작을 하는 자리입니다. 그 시작의 설렘을 나누고 싶습니다."

강 전 장관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기에 앞서 서울시민을 향해 이같이 인사말을 던졌다. 강 전 장관은 5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 정동극장에 마련된 기자회견에 앞서 덕수궁 길을 따라 올라오며 느낀 감회였다.

강 전 장관은 아울러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이계안 의원을 의식, "저는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아니"라며 "내일 우리당에 입당하면 예비후보에 불과하다"고 경선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강 전 장관은 "경계 허물기를 통해 서울시를 바꾸어 나갑시다"라는 제목의 출마선언문에서 자신의 결단을 "창조적인 실험"이라 규정했다. '실험'이라는 표현을 쓴데 대해선 다음처럼 설명했다.

"사람다운 사회를 위해 서로 대화로 이끌어 가는 순수한 마음으로 과연 우리 정치상황을 뚫고 있을까,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저희 말에 동의한다면 기꺼이 함께 하고 싶다. 시민들 스스로가 나서서 바꿀 의지가 있다면 저는 가능하다고 본다. 제가 큰 실험의 부딪쳐서 뚫고 나갈 수 있는지는 앞으로 두 달을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실험이라는 표현을 썼다. (기자회견) 초고엔 '위험한 실험이라고 썼었다. 잘못되면 주저 앉을 수도 있고…."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은 음지에 따뜻한 빛을 전달하는 '빛의 전사'라며, 서울을 '하나됨의 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강은 서울시민들을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양분하는 분열의 상징이 되었다"며 "서울의 아름다운 역사와 자연을 복원하고 낙후된 곳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혀 강남·북 격차 해소에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3가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사적영역은 물론 공적영역에서도 진실이 통용되어야 하는 '진정성' ▲ 사회의 주인인 시민이 행정이나 정치의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나설 수 있는 '시민주체성' ▲서로의 입장이나 생각이 다르더라도 상대방을 거부하기 보다 공통점을 찾는 '포용성' 등 3요소를 선거기간 동안 지켜나가겠다는 밝혔다.

강금실 전장관이 김영춘, 오영식 의원과 함께 서울 시청을 지나 출마선언식 장소인 정동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강금실 전장관이 김영춘, 오영식 의원과 함께 서울 시청을 지나 출마선언식 장소인 정동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강 전 장관은 출마 결심을 하기까지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는 성년시절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삶이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고뇌하고 실천하며 보내왔다"며 참여정부 초기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했던 때를 언급하며 "그런 과정에서 우리 정치문화의 근본이 훼손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때 저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정치 당장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고도 요원한 일이 아닌가 체념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정치문화의 변화뿐만 아니라 서울이라는 생활문화공간의 변화를 열망하고 있었다, 그 새로운 길찾기 대열에 기꺼이 동참해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회견장에는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은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천이 드리워져 있었다.

또한 강사모(강금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남성회원들이 '강샘, 힘내세요! 강사랑이 함께 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장미꽃을 나눠줬다. 한 중년 회원은 강 전 장관에게 나침반을 선물하며 "길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공약 결정하겠다"

다음은 강금실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 이명박 서울시장의 시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를 만든다고 했는데, 이 시장과 어떻게 다른지?
"이 시장이 서울특별시에 대한 2020년 계획까지 다 짜 놓았다. 시정개발 연구원에서도 많은 작업을 했다. 시정의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계승하면서 내가 고칠 것이 있다면 고쳐나갈 것이다. 모래 청계천을 방문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것은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 강 전 장관의 열린우리당 영입으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 나온다. 하지만 당내 이계안 의원이나 다른 의원들이 예비후보로 나서고 있다. 경선을 제의하면 받아들일 것인지.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말하자면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라는 것은 본선 후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후보로 나오는 분이 있다면 경선을 거쳐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시민들께 보여줄 공약을 다듬어가고 볼륨을 풍요롭게 한다면 더 좋다."

- 강 전 장관의 인기가 거품이란 지적도 많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의 조사 결과 (강 전 장관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이들이 막상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적극적 투표층의 지지율이 낮은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여론조사 결과가 거품이라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20~30대가 투표장에 오지 않더라도…. 여당 지지도가 이례적으로 낮은데, 여당 쪽 후보자에 대해 그렇게 지지도가 나오는 것, 또 야당 쪽 후보들의 인기는 낮으나 당 지지율이 높은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그걸 분석해봐야 한다. 나는 여당-야당 구도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본다. 열린우리당에 대해 기대했으나 실망했던 시민들께서 다시 절망할 일은 아니다라는 거부감과 희망의 표시라고 본다. 개인 강금실에 대한 인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출마 선언문에서 보면, 강 전 장관께서 굳이 실험이란 단어를 썼다. 이유는? 내일 입당하는데, 열린우리당과 맞다고 생각하는지?
"사람다운 사회를 위해 서로 대화로 이끌어 가는 순수한 마음으로 과연 우리 정치상황을 뚫고 있을까,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내 말에 동의한다면 기꺼이 함께 하고 싶다. 시민들 스스로가 나서서 바꿀 의지가 있다면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 내가 큰 실험에 부딪쳐서 뚫고 나갈 수 있는지는 앞으로 두 달을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실험이라는 표현을 썼다. (기자회견) 초고엔 '위험한 실험'이라고 썼었다. 잘못되면 주저 앉을 수도 있고…. 앞으로 두 달 실험이 성공하길 나도 희망하고 있다."

- 서울시 행정수도 이전문제에 대한 입장은?
강금실 전법무부장관은 5일 오후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출마선언을 했다.
강금실 전법무부장관은 5일 오후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출마선언을 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서울시정을 맡는다면 첫 번째로 관심을 기울이고 대안을 만들어야 할 부분이다. 서울에서 실제로 빠져나가는 부처는 문화관광부다. 정부 종합청사에서 빠져나간 기관 대신 다른 기관 들어오기로 해서, 실제로 많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청와대는 그대로 있고, 행정부 수반인 국무총리실도 그대로 있다. 또 국회, 대법원도 그대로 있다. 사실 행정부·입법부·사법부를 옮기지 않는 한 수도 이전이라고 볼 수 없다. 다만 서울시민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한 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1차적으로 수도 서울을 정비할 법률이 필요하다. 정부와 빠져나간 2010년 이후 협의기구를 만들어서 필요하다면 서울시가 매각해서 돌려주는 방식, 또 시민 참여기관으로 설정할 생각이다."

- 회견문에서 시민주체성을 강조했다. 시민 참여부분 어떻게 제도적 보장할 생각 있는지?
"이번 선거과정에서 만든 정책을 여러분께 제안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고치기도 하고, 동의를 구하기도 하면서 공약을 결정할 예정이다. 나 자신이 사실 엘리트로 컸고,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많이 반성했다. 회사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다니면서 너무나 고공비행해 왔다. 하지만 시민과 같이 걷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내 자신이 변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엘리트보다 수많은 대중의 지혜가 시대를 바꿔가는 원동력이다. 그런 생각이기에 그렇게 시정을 이끌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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