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화순읍 중앙에 자리해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남산의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
1970년에 만들어진 남산공원 곳곳에서 흙이 쓸려 내려가고 이로 인해 공원 나무들이 뿌리를 훤히 드러낸 채 죽어가고 있지만 화순군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남산공원은 벚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등 수령이 수십 년이 넘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많은 주민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러나 공원이 만들어진 지 수십 년이 지나면서 남산공원의 나무들은 뿌리를 덮고 있던 흙이 계속해서 쓸려가 땅속 깊숙이 박혀있던 뿌리부분이 땅 위로 드러난 채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있다.
그나마 평지에 있는 나무는 뿌리가 드러나도 질긴 생명력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경사가 있는 곳에 심은 나무들은 사정이 더 나쁘다. 남산공원 곳곳에서 뿌리를 덮고 있던 흙이 쓸려나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으로 간신히 서 있는 나무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뿌리를 땅 위로 훤히 드러낸 채 간신히 버티고 서있던 한 나무는 길을 가로질러 쓰러지다가 그곳을 지나는 전선에 간신히 걸쳐져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연결될까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화순읍사무소 뒤쪽으로도 흙이 계속 쓸려 내려가자 폐타이어를 쇠기둥으로 고정해 흙이 더는 쓸려 내려가는 것은 막았지만 폐타이어가 쌓인 부근에는 더는 나무들이 자라지 못한다.
주민 김 아무개(화순읍)씨는 "남산에 자주 오르는데 이곳 나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산이 무너지든 나무가 죽든 나 몰라라 할 거면 뭐하러 남산을 공원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공원관리에 소홀한 화순군을 비난했다.
공원 곳곳의 흙이 계속 쓸려나가면서 나무들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지만 화순군에서는 서로 '소관업무'가 아니라며 공원 관리에 대한 책임을 미루고 있다.
도시지역 내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하고 '도시계획시설공사' 업무를 맡고 있는 도시경제과에서는 "공원에 대한 관리는 지역개발과에서 하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도시공원개발 실시계획'업무를 맡고 있는 지역개발과는 "공원 개발을 할 뿐 관리는 하지 않는다"며 "공원관리는 도시경제과에서 할 것"이라며 책임을 미뤘다.
나무와 숲 가꾸기 등 산림 전반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는 산림과에서는 "남산은 공원으로 산림과에서 관리할 책임이 없으며 다른 부서에서 관리를 맡아 달라는 업무협조요청도 없었다"며 남산공원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한다.
문화관광과에서도 남산공원 안에 게이트볼장 등 체육시설이 들어 있지만 '남산공원처럼 도시계획지구 내 체육시설이나 공원은 도시경제과에서 관리토록 돼 있어 남산공원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화순군청 내 각 실과소가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관리부서가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화순군청 관련 부서들이 남산공원에 대한 관리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는 가운데 남산공원은 황폐해지고 공원의 나무들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수십 년간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처 구실을 해 온 화순남산공원이 더는 황폐해지지 않도록 관심을 둬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