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를 환영하지 않는다."
11일 오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성균관대 여성동문회 포럼 초청 특강이 예정된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 입구. '다함께'라는 모임에 소속된 학생 10여명이 "성추행 정당 대표 박근혜는 책임지고 사퇴하라", "사학비리 수호하는 박근혜를 규탄한다", "비정규직 양산하는 한나라당 규탄한다"는 피켓을 흔들며 이같은 구호를 외쳤다.
여성동문회 요구로 초대된 박 대표는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외면한 탓인지 특강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이날 피켓시위에 참가한 이동엽(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씨는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책임지지 않으면서 여성동문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버젓이 참석하고 있다"고 박 대표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이어 그는 "강연회 주제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청년의 힘'인데 비정규직 확대법안 통과로 청년들에게 절망적인 미래를 주려고 한다"며 "이런 박 대표가 대학교에 와서 자신의 정치를 알리는 것에 대한 항의에 표시로 시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기념관 입구 대신 무대쪽으로 입장하는 바람에 학생들은 박 대표를 만나지 못하고 강연이 시작된 뒤 자진 해산했다.
강연장 밖 '반박(反朴)시위'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학생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따뜻하게 맞아주는 여러분 앞에서 내가 문근영씨가 된 것 같다"는 농담으로 특강을 시작했다.
이어 박 대표는 강연의 대부분을 한나라당의 '개혁성'을 강조하는데 할애했다. 개혁은 국민이 더 잘 그리고 안전하게 사는 것이고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
박 대표는 "학생 여러분 중에는 한나라당이 변화와 개혁을 싫어한다고 오해하는 분도 계시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우리가 진정한 개혁세력"이라며 "요란을 떨면서 국민을 자극하는 것이 개혁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대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개혁한다고 열심히 뛰어가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앞으로 제대로 된 개혁 내용으로 젊은이들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5·31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표는 "여당이 2002년 대선후보 경선을 먼저 시작했지만 지금은 낙하산식 공천을 하고 있고, 경선을 실천하는 것은 한나라당"이라며 "시작은 여당이 했지만 결과는 우리가 내고 있다, 정치에서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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