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아저씨와의 로맨스보다 딸 옥희와의 단란함을 선택한 어머니와는 달리 노무현 정부는 미국과의 로맨스(?)에 정신이 팔려 우리 민중들의 삶은 버릴 작정인가보다. 협상도 시작하기 전 4가지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더니 급기야는 광우병이 의심스러운 쇠고기 수입을 전면 재개하라는 미국의 행태와, 그럼에도 '생산성 증대 효과를 고려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의 결과 중 무역 흑자 감소분을 73억 달러에서 47억 달러로 조작한 정부의 모습은 이런 우려를 더하게 만든다.
4월 11일자 <레디앙> 만평 속의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민주노총이 지난 10일부터 비정규직 법안 처리 저지 등을 내걸고 시작한 순환총파업의 소식을 읽고 있는 노 대통령은 잔뜩 심술이 난 얼굴로 프랑스 정부의 최초고용계약법 철회 소식을 알리는 TV를 꺼버린다.
남의 나라 사정이야 어떻든 파업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생각도, 프랑스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위기를 해결할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정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만평이다.
물론 프랑스와 한국의 모습이 같을 수는 없다. 서로의 환경이 다르고, 역사도 다르며, 살아온 방식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프랑스나 한국이나 사람이 사람답게,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라는 점에서는 전혀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노동자와 학생들의 파업으로 법안의 철회를 얻어 낸 프랑스 민중들과, 정부와 정치권 일부 언론들에게 질타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우리의 노동자들의 모습은 더욱 선명히 대조된다. 우리 민중들의 삶을 외면한 채 결과조차 불투명한 FTA에만 목을 맨 노무현 정부는 고개를 들어 프랑스를, 그리고 우리 민중들의 삶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언론비평웹진 필화(pilhwa.com)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