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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자락에 가재가 살고 있었다는 것이 신비롭고 기쁩니다. 물웅덩이에 꼬물꼬물 모여 있을 올챙이를 생각하며 서둘러 발길을 옮깁니다. 개구리들이 양동이로 부어놓은 듯이 알을 낳긴 했는데, 웅덩이 물은 자꾸만 줄어들어 탁해집니다. 물이 마른자리에 간간이 죽어 있는 달팽이를 보며 개구리 알이 다 썩거나 말라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불길한 예감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잠깐 내린 봄비 덕에 웅덩이물이 다시 맑아지고, 무사히 알이 올챙이로 부화했습니다. 올챙이가 헤엄치는 사이사이 달팽이 우렁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 이곳이 바로 생태계 보고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뉴스를 보니 강원도 동해시가 태풍 루사로 수해를 당한 뒤 생태계 복원을 위해 토종개구리 알을 채집해 인공 연못에 올챙이를 부화시킨 뒤 오는 5월 2만 마리 개구리를 전 하구에 방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보았던 그 많던 개구리들은 어디로 갔는지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되기까지 약 55일 정도 걸린다고 하니, 앞으로 한참을 더 기다려야 개구리를 만날 수 있겠지만, 이곳에 있는 많은 올챙이들이 꼭 개구리로 무사히 자라나길 기대합니다.
다음주쯤엔 올챙이 뒷다리가 나올 듯한데 아이들과 함께 다시 올 것을 약속하고 올챙이송을 흥얼거리며 산을 내려옵니다. 벌써 귓가엔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덧붙이는 글 | 2006년 4월 16일 산속, 물웅덩이 모습입니다. 양동이로 부어놓은 듯한 개구리알 사진은 '산속 둠벙물에 개구리들이 와글와글' 기사속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