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 언론사 사무실에서 벌어진 폭행사건과 관련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물의를 일으킨 일간지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관계자 등 20여명은 18일 오후 <대한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아무개 회장의 퇴진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8일 <대한일보> 박아무개 회장 등 6명은 <시민의소리> 사무실에 찾아가 '동구청 카드깡 의혹'을 기사화한 <시민의소리> 이아무개 기자에게 "기사를 내리라, 취재 자료를 내놓으라"며 폭행을 가해 고소당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한일보>는 지난 11일과 12일 사고 형식의 보도를 통해 "'일방적인 폭행'이 아닌 '우발적 몸싸움'"이라며 "기사 삭제 및 교정 요청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시민의소리는 왜곡보도를 중지해야 한다"며 "반복된 악의적 보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전남 민언련 등 시민단체들은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다.
이들 단체들은 18일 기자회견에서 "단 한 차례도 공식 사과를 한 적은 없고 지면을 통해 궁색한 변명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떠한 반성의 조치도 없이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민언련은 <대한일보> 절독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 단체는 "기자가 취재를 위해 수집한 녹취록을 이용해 거래를 하려 했고, 회장은 타 신문사 기자의 정당한 취재를 폭력으로 방해하는 깡패집단이나 할 법한 짓을 거리낌없이 자행했다"고 강조하고 "이는 부패한 언론권력이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독버섯처럼 기생해 사회를 병들게 하고 관폐와 민폐를 끼치는 사이비 신문을 개혁할 것"이라며 "모든 언론들도 추악한 범죄행위를 더이상 묵과하지 말고 광주전남 언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철저한 진실보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박아무개 회장 즉각 사퇴 ▲지면을 통한 공개 사과 ▲대한일보 구성원은 박 회장 퇴진운동에 나설 것 ▲녹취사건 관련 기자와 담당 데스크, 편집국장 해고 등을 거듭 촉구했다.
광주전남민언련 이승원 사무국장은 "어떻게 신문사 회장이라는 사람이 타사 기자를 폭행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공개사과 등을 하지 않는다면 <대한일보> 안보기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광주광역시당은 이날 광주 동구청의 카드깡 의혹에 대해 광주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