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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들이 정치지도자로 급부상하는 이유는 탁월한 달변과 촌철살인의 유머를 겸비했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 대변인시절의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 신민당 대변인에서 대통령 후보가 된 김대중 전 대통령, 한국 정치 사상 최장수 대변인으로 기록된 박희태 국회부의장, 정치입문과 함께  ‘앵커출신 대변인’으로 인기를 누린 정동영 열린우리당
대변인들이 정치지도자로 급부상하는 이유는 탁월한 달변과 촌철살인의 유머를 겸비했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 대변인시절의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 신민당 대변인에서 대통령 후보가 된 김대중 전 대통령, 한국 정치 사상 최장수 대변인으로 기록된 박희태 국회부의장, 정치입문과 함께 ‘앵커출신 대변인’으로 인기를 누린 정동영 열린우리당 ⓒ 우먼타임스
유머감각으로는 단연 빠지지 않는 사람이 한나라당 박희태 국회부의장이다. 그는 1988년 12월, 민정당 대변인을 시작으로 1993년 2월까지 4년 4개월간 대변인을 맡아 최장수 대변인으로 기록됐다. 박 부의장은 이후 법무부 장관, 당 원내총무, 당 대표를 지냈다. 그는 살벌한 정치판에서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화술로 언론은 물론 여야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영원한 명대변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최근 대변인 시절 4년간의 정치 비사를 담은 회고록 '대변인'(랜덤하우스중앙)을 펴내기도 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두 기자 출신이다. 방송사 앵커 출신인 정 의장은 1996년 정계 입문 후 장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앵커에서 대변인으로 입지는 달랐지만 당의 입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업무 성격 면에선 일맥상통한 셈이다. '얼짱 대변인'의 선두주자격인 정 의장은 앵커 이미지로 승승장구, 불과 10년 만에 집권 여당의 최고 권력자로 급부상했다.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대 대변인들 가운데 가장 신사적인 대변인으로 손꼽힌다. 기자출신답게 늘 메모하는 습관, 꼼꼼한 일처리로 기자들 사이에서 정평이 났다. 상대 당이 아무리 막말 공세를 펼쳐도 화내는 법 없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차근차근 논평을 해나간다. "웬만한 내공이 아니고서야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주위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유머와 위트는 정견과 갈등을 넘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다. 대변인들이야말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술사이자 언어의 연금술사다. 살벌한 막말로 얼룩진 우리의 정치문화를 유쾌 상쾌 통쾌한 축제 마당으로 바꿔나갈 정당 대변인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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