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한나라당 서울시당 사무실. 오후 3시가 되자, 이곳엔 서울시 지자체 선거에 출마하는 검은 양복의 남자들로 북적거렸다.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는 예비 광역·기초단체장, 시·도 의원들이었다.
약속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 지났지만 자리를 뜨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4시가 다 돼 이명박 서울시장이 등장했다. 이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은 이 시장이었다.
사진 한 장 찍기 위해서다. 선거운동 선전물에 들어갈 사진, 그것도 현 서울시장에, 차기 유력한 대권 후보와 함께 찍는 것은 무엇보다 긴요한 홍보수단일 터. 이 시장은 길게 줄 선 후보자들에게 '딱 한방씩'을 허락했다.
이번이 '2차 촬영'이다. 얼마 전 1차로 60% 정도가 촬영을 마쳤고, 이날은 남은 40%의 후보자들과 찍는 것이라고 한다. '시장 업무 시간 아니냐'는 질문에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표는 당원대회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진 찍을 기회가 마련되는데 이 시장은 그렇지 못해 부득이 별도의 촬영을 하는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한편 서울시청 앞에서 한 달이 넘게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중중장애인들은 이 시장을 만나기 위해 삭발까지 했지만 면담은 요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