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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낙도 전 민주당 의원에게서 공천 청탁과 함께 현금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조사 중인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의 승용차에 실려 있던 사과 박스 중 2억원.
ⓒ 연합뉴스
21일 조재환 민주당 사무총장이 최낙도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침통한 분위기에서 후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저녁 서울의 한 호텔 앞에서 현금 4억원이 든 사과 상자 2개를 넘겨받고 현장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앙당은 물론 당세가 가장 강한 광주전남지역 입후보자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사건이 5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민심 이반을 가져올 수 있어 입후보자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진상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너무 죄송스럽다"며 "현재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중앙당은 '당혹'... 전북도당 "우리 도당과는 관련 없다"

이 대변인은 "오전에 서울경찰청에서 조 사무총장을 면회했지만 구체적인 정황 등을 듣기 어려워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 이후에 다시 찾아갈 것"이라며 "최낙도 전 의원은 연락이 두절돼 진상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특별당비인지 개인적 비리인지 등에 대해서 아직 뭐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며 진상을 파악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한화갑 대표가 오늘 저녁 귀국한 이후에 후속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민주당 전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최 전 의원의 불미스런 일로 도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북도당은 "최 전 의원에 대해서는 전북도당 직권으로 후보신청을 무효처리하고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나는 대로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개인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5·31 지방선거를 뛰고 있는 다른 후보에게 누가 될까 대단히 염려스럽다"고 우려했다.

정균환 전북도당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도당에서 선거관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왔기 때문에 중앙당에 찾아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며 "도당과는 연관이 없지만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방선거에 나설 입후보자들의 반응에선 위기감이 잔뜩 배어나왔다. 광주지역 구청장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공천문제로 뒷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터져서 당혹스럽다"며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따져 봤을 때 두고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후보 측 관계자는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정신이 나간 사람아니냐"며 "이러다간 광주전남지역 완승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입후보자들 "하필이면 이런 때"... 민심이반 우려

트렁크 속 돈상자... 최낙도 전 민주당 의원에게서 공천 청탁과 함께 현금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조사 중인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의 승용차에 현금이 든 사과상자 2개가 실려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한 관계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며 "특별당비라는 말도 있지만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받은 것이라 얼마나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고 "전북지역에서 터진 사건이라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얼마나 영향이 있겠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민주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열린우리당 광주광역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북이 이러한데 광주전남의 상황은 어떠한지 자기고백이 있어야 한다"며 "조 사무총장 체포를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우리당은 "이러한 범법행위 근절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패한 민주당 지방권력의 교체만이 해결책"이라며 "민주당은 공천 장사를 즉각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광주광역시당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제2의 '차떼기 정당' '매관매직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민노당은 "이번 사건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민주당 공천=당선' 등식에 따라 광주 또한 자유로운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민노당은 "한화갑 대표는 자신의 법원 판결 때처럼 또 거리로 뛰쳐나가 정치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라도 할 셈이냐"면서 "민주당은 공천장사 실태를 밝히고 당 차원의 공식 사과와 강력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중앙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청장에 나선 신현구 예비후보는 "올 것이 왔고 사필귀정"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토호로 전락한 '가짜 민주당'을 심판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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