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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노민규
[최희영 기자] 걷기는 건강에 좋습니다. 누구나 그 사실은 압니다. 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 효과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건강에만 좋을까요.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이 철학적인 어조로 말한 것처럼, 걷기는 마음을 열고 나를 만나고,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합니다.

건강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 장 자크 루소, 빅토르 세갈렌, 랭보, 바쇼 등의 예술가들은 걷기를 걷기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걷기는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방편이 되고, 지나친 속도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기회를 준다고 말합니다.

현대인들이 얼마나 내달리고 있나요. 먹고살기 위해 눈알 부라리고 숨차게 내달리고 있습니다.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가 미친 듯이 리듬을 타고 돌아가는 현대에 대한 도전이자 모험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이 광속으로 변하는 현대사회에 제동을 걸고 느긋하게 걸으면 나를 만나고 세계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잠시 쉬어 가면 어떨까요. 숨차도록 달려오지 않았나요. '천천히, 또박또박, 느릿하게' 걷다 보면 수없이 많은 정서의 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습니다. 걷기를 통해 느릿한 삶의 매혹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뿐일까요. 걷기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가족과 연인, 친구와 동료가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손을 맞잡고 걸어도 좋고 어깨동무를 해도 좋습니다. 나란히, 보조를 맞춰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지 않을까요. 함께 하는 걸음, 함께 쉬는 호흡, 함께 나누는 대화로 얽히고 설킨 감정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제3회 우먼타임스 걷기축제는 여러분에게 그런 의미 있는 만남의 장이 되고 싶습니다. 걷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를 내다보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푸르름으로 봄기운을 뽐내는 자연 속에서 가족과 연인, 친구와 동료가 함께 걸으며 희망찬 미래를 가슴에 새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왁자지껄 신명나는 공연도 준비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풍성한 선물도 마련했습니다.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느릿하게 걸으면서 마음과 마음을 잇는 여러분이 아름다운 봄날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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