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주간지 <데어 슈피겔> 15호는 호주의 사업가 카트린 델(Dell, 44)의 말을 인용해 요즘 새롭게 등장한 '폴 휘트니스'를 사회면에 짧게 소개했다.
"친정엄마에겐 아직 폴 댄스를 배우고 있다는 말도 하지 못했죠. 두 딸들은 아주 기겁을 했답니다. 특히 14살 짜리 딸은 남들에게 창피하다고 그만 배우라고 난리랍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남편은 저의 새로운 운동을 아주 좋아합니다. 저는 5명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폴 댄스를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정말 다시없을 즐거움을 찾았답니다. 전 다시는 지루한 휘트니스 스튜디오에 갈 마음이 없어요.
물론 폴 댄스는 매우 어렵고 힘든 운동입니다. 때문에 전 스트립티즈 댄서들에게 아주 큰 존경심까지 갖고 있어요. 아직까지 제 수준은 쇠막대기에 매달려 있는 정도죠.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진도가 꽤 나가서 어려운 동작들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폴 댄스를 배우는 이유는 물론 제 직업을 바꾸기 위해서는 절대 아니에요. 전문적인 폴 댄서가 될 의향도 없구요. 지금으로서는 남편이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침실에 쇠막대기 하나를 설치해주길 바라는 정도예요."
남자들도 하는 폴 휘트니스
'미스 누드 월드 2005'의 스트립티즈 마스터에 당선된 네덜란드 출신의 드니스 물더는 4월 30일 방영된 독일 폭스(Vox)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폴 휘트니스는 휘트니스센터에서 하는 워크아웃(Work Out)과 다를 바 없다"며 "쇠막대기에 매달려 고-고-댄스의 테크닉으로 춤을 추는 것일 뿐"이라고 정의했다.
물론, 전문 폴 댄서들이 폴 휘트니스는 워크아웃과 다를 바 없는 운동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몇몇 남자들은 '여자들의 살빼기는 정말 도가 지나쳤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폴 휘트니스에 뛰어든 개척자들 중엔 남성들도 있다.
독일 쾰른의 폴 휘트니스센터 '돌 하우스'에서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쇠막대기에 매달린다. 조금만 훈련 받으면 쇠막대기에 매달려 엉덩이를 조금 흔들어 대는 정도는 남자들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게 폴 댄서들의 주장이다.
폭스채널의 핏포펀 티비(Fit for Fun TV) 팀은 남자들이 정말로 폴 휘트니스를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 점검하기 위해 비요른과 마틴, 두 남자들을 폴 휘트니스에 보냈다. 맨 처음 비요른과 마틴은 개인강사로부터 쇠막대기에 매달리는 훈련을 받았다. 그 다음에는 안무가로부터 쇠막대기에 매달려 있으면서 해야 할 동작들을 익혔다. 마지막으론 이러한 동작들을 좀 더 섹시하게 연출할 수 있도록 익히고 연습하는 것.
비요른과 마틴은 두어 시간의 훈련 뒤 의견 일치로 "폴 휘트니스는 절대적으로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폭스채널의 핏포펀 티비를 통해 비요른과 마틴은 "한 시간 동안 폴 휘트니스 훈련을 받는 게 경험상 90분 동안 축구장을 뛰어다니는 것과 비슷하게 힘들었다"며 "살도 뺄 수 있고 즐거움도 누릴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쇠막대기에 매달려 섹시한 동작들을 취하고 춤을 춰야하는 부분이 남자들인 우리에게는 너무나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시간 동안 폴 휘트니스 훈련을 받으면 평균 500에서 600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는 게 폴 댄스 전문가 드니스 물더의 대답이다. 비요른과 마틴도 한 시간의 훈련동안 대략 556칼로리를 소비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폴 휘트니스를 소비량이 아주 많은 운동으로 정의내릴 수는 없다. 러닝머신 위에서 한 시간 가량을 빨리 걷는다면 성인의 경우 400에서 500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고 이것은 폴 휘트니스의 운동량과 맞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즐거움, 새로움, 섹시함의 3박자가 갖춰진 폴 휘트니스
그렇다면 왜 편한 뜀박질이나 걷기 대신 어렵고 요상한 폴 휘트니스인가.
카트리나 델은 <데어 슈피겔>의 인터뷰를 통해 "폴 휘트니스가 너무 재미있어서 다시는 지루한 휘트니스센터에 가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비엔나에서 필라테와 폴 휘트니스 강사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제니퍼는 "폴 휘트니스는 거꾸로 매달려 있기도 하는 것으로 중력부담을 줄여 요통 및 주름, 살처짐 등을 완화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쇠막대기에 의지해 매달려 있어야 하므로 여성들이 평소 잘 쓰지 않는 팔과 다리의 근육들을 강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폴 휘트니스의 강점은 "일괄적으로 휘트니스 기구들을 움직이거나 지루한 요가를 행하는 것에 비해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춤을 출 수 있다는 즐거움과 평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운동을 한다는 새로움, 또한 운동을 통해 여성들이 발견하게 되는 자신만의 섹시함"이라는 게 제니퍼의 답변이다.
폴 휘트니스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네덜란드에만 벌써 20여곳이며, 영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로 발을 넓히고 있다.
웰빙, 웰니스라는 이름아래 세계적인 열풍에 휩싸인 점잖은 요가에 비하면 폴 휘트니스는 야성(野性) 그 자체다.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의 요가에 비해 폴 휘트니스는 집안에 쇠막대기부터 설치해야하는 것은 물론 배우려는 자 또한 모험심이 있어야 한다. 폴 휘트니스가 요가의 뒤를 이어 트렌드세터들의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시간이 문제'라고만은 말할 수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