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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성지송학의 축구경기
한겨레와 성지송학의 축구경기 ⓒ 강민구
두 학교 학생들은 처음인지라 아직은 서먹서먹한 채로 식사를 했다. 이어 운동장에서 TV로만 보았던 남북한의 축구 경기가 이 곳 성지송학중학교 잔디구장에서 열리게 되었다.

2006 독일 월드컵의 성공기원을 함께 빌며 외쳐대는 구호인 "오~ 필승 코리아"라는 말을 "오~필승 한겨레"로 바꾸는데 두 학교 학생들 모두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다. 연습하지도 않았는데 한 목소리로 응원하는 모습에서 정말 우리는 한겨레·한민족임을 다시 일깨울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정말 남북한 축구단일팀이 월드컵 결승에 설수 있는 날이 올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꼭짓점 댄스를 비롯해서 온몸으로 응원하고 서로를 부대끼는 동안 경기는 1:1롤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었다. 서로의 학교가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었는지 아쉬움을 가지고 돌아섰지만 나중에는 서로 등을 두드려주며 2006 월드컵을 함께 응원하자는 약속을 했다.

온몸으로 축구를 응원하는 장면
온몸으로 축구를 응원하는 장면 ⓒ 강민구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성지송학중학교 강당에 모여 앉은 학생들은 케이크에 촛불을 하나씩 밝히고 우리가 만난 첫해를 기념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언제 처음 만난 녀석들인지도 모르게 벌써 친해진 학생들은 음악에 맞추어 즉석댄스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먼저 시작한 건 한겨레학교 학생들이었다. 뒤이어 이에 질세라 성지송학중학교 학생까지 가세하여 자연스레 어우러져 가는 댄스 한마당을 만들어냈다.

이어 한반도 지도를 놓고 통일 윷놀이 한판을 하면서 더욱 친해진 아이들은 이제 제법 장난까지 치기 시작했다. 밤 10시가 넘도록 이어진 행사는 마음일기 발표와 함께 아쉽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대화의 시간 - 우리는 하나
대화의 시간 - 우리는 하나 ⓒ 강민구
다음날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아침 식사를 같이하고 헤어짐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서로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였다며 얘기하는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멀어져가는 버스에 연신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내년에는 한겨레 중·고등학교에서의 만남을 기대해본다.

다음을 약속하며-보내는 마음
다음을 약속하며-보내는 마음 ⓒ 강민구

덧붙이는 글 | 한겨레 중·고등학교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탈북 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남한 사회에서 받은 다양한 문화 충격을 적절히 소화하여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설립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본교는 장기간의 학습 공백을 메워 학령과 학력 간의 격차를 극복하고, 남한 사회에서 올바른 진로선택과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 탐방과 체험 학습을 통해 남북한 상호 이해와 문화의 다양성을 공부하고, 마음공부를 통해 품성을 함양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공동체 생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또한, 틈새교육과 학습 매니저 운영,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 개설을 통해 학생 각자가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가정을 대신하도록 하는 본교는 선한 마음으로 훌륭한 인격을 세우고 늘 감사하며 다른 사람과 나누고, 다 함께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만드는 통일의 주체가 되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입니다. 희망의 크기와 꿈의 크기를 늘리는 한겨레 학교에서 통일의 물꼬, 평화의 물꼬, 대화합의 물꼬가 시작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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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중학교(대안학교)에서 일어나는 교육을 누구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은 학교지만 어느학교보다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얘기하고 자랑하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글은 학교와 교육 그리고 환경에 관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더 많은 분야에도 다양하게 넓혀가고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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