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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육군 릭 린치 소장이 기자들을 모아 놓고 자르카위 비디오를 설명하고 있다.
ⓒ 미 국방부
바그다드발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5월 4일(현지시간) 미군은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르 알 자르카위(이하 '자르카위')가 자신의 기관총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비디오를 공개했다고 한다.

미 비디오는 최근 미군이 이라크 남부 유시피아의 알카에다 근거지를 공격하면서 입수한 것으로 선전용 비디오를 위해 촬영되었으나 편집된 일종의 NG 영상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 비디오에서 자르카위는 기관총을 사격하다가 총탄이 걸려 발사되지 않자 부하의 도움을 받는 데 미군은 이 장면을 가리켜 '자르카위는 자기 무기도 못 다뤄 부하에 의지해야 하는 인물'이라고 비난하며 선전용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미군 바람대로 이 장면은 여러 나라에서 방송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신문과 방송을 통해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보도를 살펴 볼 때 두 가지 문제점을 살펴 볼 수 있다.

먼저 자르카위가 사격하고 있는 기관총은 미군 분대지원화기인 M-249 일명 '미니미'다. 자르카위가 평소 사용할 것으로 여겨지는 러시아제 기관총이 아니라 노획한 미군 무기를 사격한 것으로 총기 작동원리야 비슷하겠지만 잘 못 다루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오히려 미군 무기를 노획했다는 것을 자랑할 의도로 찍은 비디오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 미군은 자르카위가 알카에다 지도자라고 단정지었지만 현지 발음으로 자르까위에 가까운 자르카위는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판단할 증거는 없으며 BBC 같은 경우 알카에다와 대립하는 관계라고 보도한 경우도 있다. 또 최근 알 아라비야 방송은 이라크내 무장단체 회동에서 자르카위의 활동을 제한하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자르카위는 김선일씨 사건을 지휘한 장본인으로 여겨지고 있어 이라크 파병국인 우리로서는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미군 홍보 자료가 흥미로운 해외토픽처럼 주요 매체에 복사되는 것은 확실히 문제있다. 직접 뉴스를 생산할 여력은 없더라도 주어지는 뉴스를 검증하고 우리 나름의 시각으로 판단하려는 노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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