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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하 작가.
강도하 작가. ⓒ 강도하
- <로맨스 킬러>는 어떤 내용인가?
“전직 킬러인 남자가 킬러 생활을 끝낸 7년 후의 이야기다. 약 7년간 킬러로서 생활해온 그는 당시 의뢰인이 암살을 명했던 피의뢰인의 아내와 결혼해 살고 있다.

이른바 ‘고급 킬러’였던 그는 킬러를 그만두고 나니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실직자로 살고 있다. 유능했지만 현재는 절대 그렇지 못한 이 불혹의 남자에게 어느날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게 된다.”

- 이번 신작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사람이 사람의 힘대로,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는 감정이 몇 가지나 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불혹’은 사실 우스운 말이다. 나도 곧 마흔이 되지만 흔들림이 없다는 말에는 반기를 들고 싶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난처하거나 당황할 만한 일도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러한가. 어찌 보면 너무나 많이 알기 때문에 저절로 방심하는 나이가 아닌가.

그래서 사랑이든 연정이든 로맨스, 불덩이이건 간에 그 어느 것도 잘 통제되지 않는다. 뻔히 결과를 알고 있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사람의 감정을 결코 단련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 그림체는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궁금하다.
“<위대한 캣츠비>에서는 의인화된 동물들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사람이 등장한다. 아마도 이번 작품은 전작과 느낌이 아주 다를 것이다.

현실을 담아낼 수 있을 정도의 리얼리티와 더불어 세심한 디테일 처리에 신경을 썼다. 물론 만화적 상상력을 담아내는 것 또한 집중할 생각이다.”

- 청춘3부작의 1부인 전작 <위대한 캣츠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위대한 캣츠비>는 다소 복잡한 내용이었다. 차분히 읽어나가지 않은 이들에게는 좀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사실 이번 작품은 <위대한 캣츠비>보다 더 복잡하지만 보다 편하게, 진행을 명료하게 해 이해를 쉽게 하고 싶다.

대신 좀더 욕심을 내고 싶은 것은 전작에서 보인 시각적인 여유와 상징이다. 작품을 어렵게도 하지만 풍부하게도 하는 그것들을 더 많이 살려내고 싶다. 이밖에 만화만의 기호, 연출의 호흡 등을 충분히 살려내고 싶다.”

- <위대한 캣츠비>의 성공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부담이 전혀 안 됐다면 거짓말이지만 이젠 많이 벗어나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인터뷰다 뭐다 계속 ‘캣츠비’를 중심에 두고 사람들을 만나고 ‘캣츠비 아빠’로서 장단점을 말하다보니 그것에 벗어나기 힘들었던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제 새로 태어날 아기를 잘 돌봐야 하고, ‘로맨스 킬러’가 최소한 두 발로 걸어다닐 때까지는 애정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애정을 퍼주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요즘 내 생활의 거의 대부분은 <로맨스 킬러>다.”

- 새 연재에 앞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로맨스 킬러>가 시작한 후 한달 남짓이 되면 ‘위험한 설정’에 들어간다. 소위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다소 부도덕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이 갑작스런 사랑이 도대체 어떻게 펼쳐질지 사실은 나도 무척 궁금하고 긴장된다. 또 독자들은 과연 어떻게 작품을 지켜볼지 조금은 걱정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결코 단편 콩트가 아닌 만큼 어느 특정한 회를 갖고 특정한 시퀀스만 갖고 전체를 판단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어느 이야기나 다음을 위한 전호흡이 필요하고, 엔딩을 위해 첫 시퀀스가 필요하듯 작가는 유기적인 전체를 위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와는 반대로 모든 매회에서 ‘정답’을 얻어내려는 독자와 팽팽한 대결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도덕적이지 않은 이야기에는 그다지 너그러운 편이 아니지만 다행히 <위대한 캣츠비>도 용케 끝까지 잘 봐준 것 같다.

실은 위험한 소재일 수 있는 ‘캣츠비’를 비롯해 여러 대중문화의 새로운 시도들이 용인된 것을 보았다. 이번 <로맨스 킬러>가 갖는 뜨거움에 동감하는 독자들 또한 많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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