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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인 15일 광주광역시 소재 한 특수학교 교사 13명은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과 관련 "학생들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해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스승의 날'인 15일 광주광역시 소재 한 특수학교 교사 13명은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과 관련 "학생들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해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15일 '스승의 날'에 한 특수학교 교사들이 참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을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 사죄했다.

이들 교사들은 광주광역시 소재 한 특수학교 교사 13명. 이들은 자신들이 재직하고 있는 특수학교에서 벌어진 청각장애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으로부터 학생을 보호 못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교사들은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차마 스승이란 이름을 쓰기가 부끄러운 과거와 질곡이 현실 앞에 서있음을 고백하고 이 자리에 섰다"며 "그동안 수많은 성폭행 사건으로 고통을 받아왔을 학생들과 학부모, 동문들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사건이 드러날 때 양심있는 교사로서의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법인의 기세에 억눌려 눈치만 보며 보냈다"며 "학생들의 피해사실을 몰랐던 것이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다.

"사건 드러났는데도 눈치보며 지냈다, 부끄럽다"

이들 교사들은 "지난 4월 선고공판에서 주요 가해자에게 단 1년을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심에서는 엄정한 법규정을 적용해 중형으로 단죄함으로써 장애아들을 성적 노리개감으로 여기는 데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아무개(56) 교사 등은 또 이 학교 운영과 관련 "성폭행 사건은 족벌경영의 병폐와 무관하지 않은 만큼 과거 법인의 명맥을 잇고 있는 이사 체제를 전면 교체돼야 한다"며 "성폭행 및 성추행을 은폐한 교사에게는 마땅히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최 교사는 "스승의 날을 맞아 그 동안 학생들의 귀와 입이 되어주지 못한 것을 사죄하기 위한 회견"이라며 "참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특수학교의 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은 지난해 7월 이 학교 학부모 등이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이 학교 관계자 이아무개(36)씨는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고 전 행정실장 김아무개(59)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곧바로 항소했다.

이와 관련 참교육학부모회 등 1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특수학교 내 성폭행사건 대책위'가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 학교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해 지난 4월부터 인권위가 학교 운영 등 전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애초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진성서 제출됐지만, 조사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드러나면서 법인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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